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 2.4조 세전이익 9천억 넘어 1위
셀트리온 매출 2조원 육박, 유한양행 안정적 성장 유지
대웅제약, 과거 5년 세전이익 944억에도 법인세는 -146억
조세일보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금감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와 개별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2022년 제약바이오 대표 기업 10개사의 지난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세전이익)은 2조 157억원으로 2021년 1조 7867억에 비해 12.81%가 증가했다.
10개 회사의 지난해 매출과 세전이익은 모두 12%~16% 가량 증가하였으나, 결산 재무제표에 반영한 법인세비용은 3943억원으로 21년 3867억원에 비해 고작 1.96% 증가한 7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인세비용은 세무조정 사항을 추계하여 계상하고 있어 실제 신고·납부한 법인세액과는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당해 기업의 법인세 부담 수준을 나타낸다.
개별회사로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과거 분식회계사건으로 국내·외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고 관련 임직원이 징계를 당하는 등 사업 초창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의약품위탁생산(CMO)이라는 바이오사업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한국의 바이오산업을 이끌고 있다. 2022년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으며 세전이익 9228억원을 기록하여 세전순이익율 37.8%라는 경이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2021년 별도재무제표기준 매출액 순위 1위 유한양행, 2위 셀트리온을 모두 제치고 2022년에는 1위로 올라섰다.
셀트리온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2조대를 넘보고 있으며 세전이익 60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에 7238억원에 비해 약 11% 가량 줄어들었다. 셀트리온은 한국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를 개척한 기업으로 트룩시마, 허쥬마, 렘시마로 이어지는 면역 항암제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으며 올해에도 미국, 유럽 시장에서 약진이 기대된다.
창업자 서정진 회장은 올해 초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여 신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올해 창립 이래 최다 바이오시밀러의 허가를 신청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가 창립한지 100년 된 한국의 대표적인 제약회사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 7263억원으로 2021년에 비해 6.29%가 증가했으며 세전순이익은 1539억원을 기록하여 2021년에 비해 12.53%가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연구개발 전담조직을 대폭 늘리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스타트업 바이오업체와 공동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고 유일한 박사의 유지를 받들어 게열사 모두 ESG경영에 총력에 기울이는 등 국민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종근당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세전순이익 1000억원을 넘겼다. 제약바이오 회사 중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미약품은 전년에 비해 세전이익이 56% 증가한 600억 가량을 순이익을 거뒀다. 과거 매출액의 20%이상을 연구개발비 투자한 효과가 세전이익 증가로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매출액 대비 세전이익율을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30%가 넘었고 유한양행 9%, 종근당 6.8%, 한미약품 6.0%, 녹십자 4.5%, 대웅제약 3.8% 순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 비해 매출액, 세전이익은 대부분 증가하였으나 법인세납부를 위한 법인세비용 계상액이 대부분 하락한 것은 2021년의 법인세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볼 수도 있으나, 지난해에는 회사들이 다소 공격적인 세무조정이 이루어진 것 일 가능성이 많다는 세무전문가의 설명이다. 또한 "세전이익 등 과세소득이 충분함에도 전년에 비해 50%이상 법인세비용 계상액이 줄었거나 법인세 비용을 계상하지 않은 종근당, 녹십자, 대웅제약, HK이노엔 등에 대해서는 과세당국에서 법인세 신고내역에 대해서 세밀하게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세전이익, 법인세비용에서 1위를 지켰던 셀트리온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업계 2위로 밀려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최근 인천 송도에 공장을 신설하는 등 생산캐퍼를 늘리고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현재 가동중인 공장 모두 풀가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최근 꾸준하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대웅제약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법인세비용을 계상하지 않고 오히려 법인세 환급을 계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법인세 회계처리에 상당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구체적인 세무조정 내용은 알수 없으나 정확한 세무조정신고서를 작성하여 신고했는지 의혹이 일고 있다.
◆…출처=금감원 제출 사업보고서
대웅제약은 과거 5년간 세전이익이 총 944억을 기록했으나 법인세비용으로는 –146억원을 계상하고 있다. 2019년 이후 4년간은 아예 법인세 환급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출액을 1조 1천억 이상 올리고 과거 5년간 통산 세전이익이 944억원에 이르는데도 과거 4년간 마이너스의 법인세 비용을 계상했다.
게다가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10%가 늘고 세전이익은 75%가 증가했음에도 4년 연속으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오히려 환급을 받겠다고 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에 대해 정상적인 회계·세무 처리인지 업계 실무자들도 의문을 제기할 수준이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 보툴리눔 톡신 균주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해 국내외에서 지난 7년간 소송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또한 2020년에는 국세청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아 상당한 추징세액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20년, 21년, 22년에 법인세비용을 마이너스로 계상한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세무회계 전문가는 "이 회사의 법인세 회계처리가 적정하게 처리되어 신고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따져 볼 필요가 있으며, 법인세비용과 이연법인세 회계처리에 대해 신뢰성에 의문이 간다"고 평가했다.
한편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토종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 하기 위하여 정부의 보다 과감한 보조금지원과 연구개발비에 대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바이오스타트업의 연구인력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인세법상 최저한세를 감안해 보면 유효세율 15%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광동제약 등은 대체로 적정한 세무조정을 통해 법인세비용을 계상한 것으로 추측된다.
반면 녹십자, 대웅제약, HK이노엔 등의 기업은 법인세법에서 규정한 세무조정항목과 세액공제 항목이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지 과세당국은 들여다 볼 것으로 세무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과거 3년 가까이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팬데믹 위기상황에서 한국의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정부와 긴밀히 협업하여 위기극복에 앞장섰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장의 발판을 삼기도 해 업계 종사자들에게 자부심을 갖게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백신 갑질에 대다수 국민들이 좌절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국가의 미래먹거리와 국민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업종이다. 신약개발에 엄청난 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 업계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으면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또한 정부의 세제지원과 각종 보조금과 연구개발비 지원이 따르는 신성장 산업이다. 그런 만큼 제약바이오 기업의 투명한 회계처리와 성실한 법인세 신고납부는 제약강국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며 준수해야할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다.
제약업계 전문가는 "신약개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는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연구개발 지원과 세제지원이 필요하고, 업계는 경영효율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스타트업과의 상생노력에 더욱 집중해 산업성장과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