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사태 후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 첫 의회 출석... 증언해
옐런 "美 금융시스템 건전함 재확인... 예금 인출 가능 확신해도 돼"
"정부, 은행 시스템 신뢰도 강화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 취해"
"당국 개입은 다른 희생양 없도록 하기 위함... 경기 하락 막기 위해"
"모든 예금 보호, 심각한 경제적 후과 초래 결정 시 조치할 것"
韓 금융당국도 '금융위기' 대비 차원의 은행 자기자본 추가 확충 요구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옐런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미국)우리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다고 재확인한다"며 "미국인들은 자신의 예금을 필요로 할 때 인출 가능하다는 것에 확신을 가져도 좋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디.
미 재무부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가 SVB 사태 대응을 위해 예금보험 한도를 넘는 예금 전액 보증, 은행들의 유동성 마련을 위한 연준의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 등을 발표했지만 이후에도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가 이어지는 등 사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청문회는 미 정부의 '2024 회계연도 예산안'이 제출됨에 따라 의견 청취 차원에서 계획됐지만, SVB 사태로 인한 미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이에 대한 대응 방안에 질의가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SVB 사태 이후 행정부 당국자가 의회 발언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옐런 장관은 "이번 주 취해질 조치들로 예금자의 자산은 안전하다는 우리의 굳은 약속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감을 강화할 수 있는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나 채권 소유자는 정부의 보호를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한 푼의 세금도 이 같은 조치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SVB 폐쇄 조치와 관련해선 "은행이 폐쇄된 것은 인출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현 상황에서 은행에 무슨 일이 있었고, 이 같은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상세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SVB가 자금 조달을 위해 보험의 보호 밖에 있는 예금에 의존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규제 당국이 규칙과 감독의 적절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 은행 시스템을 안정시키고 신뢰도를 강화하는 데에 주력하고있다"며 "무슨 일이 벌어졌고 규제와 감독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한지를 살필 충분한시간이 있을 것으로 보지만, 현재는 미국 은행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국이 개입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확산돼 다른 은행이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은행이 스트레스를 받아 유동성과 자본 확충을 위해 대출을 꺼릴 가능성이 우리가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대출 비용이 한층 오르고 가용성 역시 떨어지는 상황을 보게 된다"면서 "이는 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SVB 사태가 다른 은행으로 확산되면 전체 금융시스템의 붕괴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셈.
그는 '예금 보호 보험의 한도를 넘어서는 모든 예금이 보호받는 것이냐'는 질문엔 "연방준비제도(Fed)와 연방예금보험공사(FIDC) 과반이 찬성하고 대통령과 상의해 보험 밖에 있는 예금자를 보호하지 못할 경우 시스템적 위험과 심각한 경제적 후과를 초래한다고 결정할 경우 이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며칠 동안 우리 행정부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미국인들은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당신이 필요로 할 때 예금은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은행들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중소기업과 전반적인 은행 시스템에 가는 피해를 막을 것을 지시했으며, 옐런 재무부 장관과 규제 당국이 즉각적으로 행동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은행(SVB)의 경영진은 해고될 것"이라며 "만약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의해 인수된다면 기존 경영진들은 더 이상 그곳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고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그는 "예금 고객이 아닌 투자자들은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며 "그들은 위험을 감수했고 (투자에 실패할 경우) 투자자들은 그들의 돈을 잃는다. 그것이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SVB와 시그니처 은행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해 당국과 미국 대형 은행들이 위기설이 돌고 있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구제 방안을 이르면 이날 중 확정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200억 달러(한화 약 27조원) 가량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JP모건과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이 단기 금융 제공에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제3차 회의에서 은행권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제도 정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
15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자본 확충 방식은 ▲'경기대응완충자본' 활용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 등 3가지가 논의됐다.
구체적으로 신용이 늘어나는 시기, 증가한 여신 등으로 인한 부실화에 대비해 추가 자본을 쌓는 '경기대응완충자본' 활용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2016년 도입됐지만 실행된 적 없는 제도로 오는 2~3분기 처음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7~8%를 지켜야하는데, 여기에 1~2% 선을 추가로 쌓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또한 경기 악화 시 입을 손실을 추산해 감당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자본을 더 쌓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도 은행업감독규정에 담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와 함께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을 담은 감독규정 개정이 현재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