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횡재稅를…사회적 책임만 물어선 안되는 까닭

'은행 이자장사' 국회 입법조사처도 저격 

"과다한 이자부담…금리산정체계 개선 필요"

경영침해 우려에…"은행 경쟁력 강화도 고려"

은행의 이자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산정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은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반해, 은행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은행의 과도한 수익을 '횡재세' 방식으로 거두려는 움직임까지 보인다. 다만 은행도 기본적으로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는 주체라는 점에서, 금리산정체계를 개편할 때 은행의 수익성과 사회적 책임 간 균형을 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20년도 2.50%에서 2022년도에 4.24%로 약 1.74%포인트로 증가했고, 가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2022년 3분기 13.7%로 지난 4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2022년 12월 기준 0.24%로, 2021년 12월(0.18%)과 비교해 0.08%포인트 증가했다. 가계신용대출 부문에서 상승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입법처는 "최근 가계부문을 비롯해 금융소비자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막대한 이자수익으로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러한 비판에 대응해서 정부나 정치권은 은행의 이자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산정체계를 들여다보고 이를 개선하려는 정책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대책은 대출 가산금리와 관련해 대출 종류·규모 등에 따라 차등화된 업무원가를 적용하고, 리스크프리미엄(조달금리-대출 기준금리)이 과다하게 산정되지 않도록 실제 조달금리를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3월엔 은행별 잔액기준 예대금리차 추가 비교공시, 가계대출금리 공시 세분화 등을 담은 '은행권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방안'도 내놨다.

최근에는 금리산정체계 개선의 일환으로 사회적 책임까지 요구받고 있다. 은행이 경영 위기때 막대한 규모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고 있고,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국민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보고서는 "은행의 과도한 수익에 대해 횡재세를 부과하는 방안, 예대금리차에 따른 수익의 일부를 공공재원으로 출연하도록 하는 방안, 은행의 공공성을 법률에 명시하는 방안 등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는 다양한 입법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입법처는 "은행도 기본적으로 기업으로서 주주 및 임직원 등을 위해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는 주체라는 점에서 은행 금리산정채계 개편 시 은행의 수익성과 사회적 책임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금리산정체계 개선 논의가 은행의 과다한 예대마진(예대금리차)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정 예대마진 수준을 어느 정도를 할 것인지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최근 3년(2020~2022년)간 주요국 예대금리차를 보면, 한국은 2020년 2.05%포인트에서 2021년 2.21%포인트, 2022년 2.55%포인트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홍콩(2022년 5.05%포인트)은 한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있다. 2021년 현재 싱가포르도 예대금리차가 5%포인트를 넘어섰다.

보고서는 "은행의 합리적인 금리산정을 위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이러한 논의가 실효적인 방안 제시 없이 관치금융 논란만 불러오거나, 은행에 대한 지나친 도덕적 비난으로 이어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과다한 이자부담으로부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면서도 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함께 도모할 수 있도록 금리산정체계 개선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