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3명 중 1명은 "알려도 해결 안돼"…1만명 넘어

한국교육개발원(교육개발원)은 3일 지난해 전북을 제외한 16개 시·도 교육청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언어폭력을 당한 사실을 주변에 알리거나 신고한 학생 3만 9396명 가운데 35%(1만 3889명)는 '해결되지 않았''고 답했으며 41.1%는 '해결 됐다'고 답했다.

'해결 됐다'보다 '해결되지 않았다'의 비율은 낮지만 3명 중 1명꼴로, 1만 명 이상의 학생이 피해 사실을 알렸음에도 언어폭력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언어폭력 외 다른 학폭 유형에서도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렸지만 3건 중 1건은 해결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품갈취의 미해결 비율은 33.0%, 성폭력은 32.8%, 스토킹은 32.6%, 사이버폭력 31.6%, 집단따돌림 29.4%, 신체 폭력 28.9%, 강요 27.2% 등으로 확인됐다.

학교 급별 미해결 비율을 보면 초등학교에서는 언어폭력이 36.5%로 가장 높고 중학교에서는 성폭력이 31.8%로 가장 많고 고등학교에서는 금품갈취가 37.2%로 나타났다.

학폭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 중 피해 사실을 알린 학생은 전체에서 90.8%였으며 초등학교가 89.9%로 가장 낮았고 중학교 93.0%, 고등학교 95.0% 등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경향이 컸으나 피해 사실을 알린 후 도움을 받았다는 응답은 고등학교가 가장 낮았다.

피해 사실을 알린 후 도움받은 정도를 5점 만점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초등학교는 평균 3.57점, 중학교는 3.59점, 고등학교는 3.35점이었으며 남학생과 여학생으로 구분했을 때는 남학생이 3.63점으로 여학생 3.46점보다 높게 조사됐다.

최근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학교 폭력을 행사하고도 정시 전형으로 서울대에 입학해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사안에 대한 엄중함을 강조하며 관계 부서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여론을 수렴하고 전문가들과 논의한 뒤 3월 말까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2012년 처음 마련됐던 '학교폭력 문제 종합대책'은 10년 만에 대대적인 재정비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