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모시기'에 분주한 금융당국...2월도 순매수 지속될까

외국인, 1월 6조4867억원 순매수...역대 3번째 규모

달러 약세·중국 리오프닝 영향에 신흥시장 자금 유입

ID 제도 폐지로 외국인 개인투자자 유입 기대

'先 배당액 확정, 後 배당기준일' 개편...배당성장주 '주목'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에서 6조486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2013년 9월(8조4637억원), 2012년 1월(6조9515억원)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규모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2조2200억원)였다. SK하이닉스(6322억원), 신한지주(2644억원), 하나금융지주(2256억원), 현대차(2051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과 달러 약세로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에 몰려든 영향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긴축 후반부 인식과 원/달러 환율 하락, 반도체 업황 바닥 기대감이 매수 동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외국인의 투자 열기에 금융당국이 불씨를 더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글로벌 스탠다드(국제표준)에 맞는 외환·자본시장 선진화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시장 참여를 허용하고 개장시간 연장을 통해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외국인 등록제 폐지, 상장사 영문공시 단계적 의무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국내 자본시장 투자환경 개선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언급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30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투자환경을 조성해 국내 자본시장 매력도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위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ID) 제도 폐지와 통합계좌 활성화 등 투자편의를 증진하고, 상장사에 대한 영문공시 제도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외국 기관은 상임대리인을 통하면 되지만 개인투자자가 등록증을 받는 게 사실상 어려웠다"며 "ID제도 폐지로 외국인 개인투자자가 국내 시장에 투자할 루트가 많아져 시장 유동성과 글로벌 기업인식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배당제도의 국제적 정합성도 높이기로 했다. 배당액 결정 후 배당받을 주주를 정하도록 상법 유권해석을 내렸으며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MSCI, 해외투자자 대상으로 설명회(IR)도 개최해 글로벌 소통 노력도 강화한다.

거래소, 파생상품 개장시각 15분 앞당겨... 시가단일화도 15분 축소

아울러 한국거래소는 파생상품 개장시각 조기화 등 방안을 추진한다. 글로벌 거래소는 주식개장 전 파생시장 거래를 통해 주식시장의 시가변동성을 완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파생상품시장 개장시각을 9시에서 8시 45분으로 15분 앞당길 예정이다. 시가단일화 시간도 15분 축소한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3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프리미엄 시장 도약을 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며 "국내 규제와 인프라의 국제기구 인증을 확대해 글로벌 투자자의 국내시장 접근 허들을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 유입을 전망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의 의도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재추진하는 것이다. 지수 추종자금 수급이 움직이는 건 MSCI 지수변경 이후인 2025년 이후"라며 "다만 제도 개선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제고로 인한 자금유입은 올해 하반기 이후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선 배당액확정, 후 배당기준일의 의미는 갑과 을의 위치가 변화하는 것으로 배당성향 상승이 기대된다"며 "이제 확실한 배당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게 된 만큼 배당성장주가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의 경우 "해외투자자를 중심으로 배당 절차 이슈를 제기하는 것을 고려할 때 해외투자자 선호 종목에 대한 재평가가 수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