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지난해 최대 순익 기대… 17조 돌파도 가능할 듯

작년 연간 당기순익 16.6조원… 직전해 比 14.57% 상승 예상

금리 인상 기조 이어지면서 반사 이자 수익 급증 영향

신한금융, '5조 클럽 가입'도 관심사... KB금융도 4.8천억대 순익 기대

올해도 은행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 유지 전망

행동주의펀드, 주주환원 확대 요구... 금융지주, 자본배치정책 전환 기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17조원에 달하는 등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반사 이자 수익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6조641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치 14조5429억원보다 14.57%나 늘었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연간 실적 예상치는 당기순이익 4조8075억원(영업이익 6조4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9%(영업이익 8.4%) 상승한 수치다. KB금융은 순이익 4조7787억원(영업이익 6조3384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9.0%(영업이익 3.9%)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하나금융은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3조7369억원(영업이익 4조8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영업이익 5.5%) 늘어날 전망이고, 우리금융은 당기순이익 3조3180억원(영업익 4조408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2%(영업익 20.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이자 수익이 급증한 하면서 호실적으로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금융지주 최초 순익 '5조 클럽 가입'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3조978억원으로, 직전해 동기(2조3614억원) 대비 31.2% 늘어날 전망이다.

순이자마진(NIM)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희망퇴직 비용과 충당금 적립 규모가 실적의 변수로 작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추가 비용 발생분 역시 이자 상승분으로 상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시장 추정치대로 집계될 경우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역대 최대인 17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예대금리차 축소를 주문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 전환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지만, 올해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기조가 일정기간 유지되면서 당분간 은행을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사이클이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올해 중 NIM 상승세는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까지는 지난해 금리상승분이 대출금리에 연동될 부분이 남아 있어 NIM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행동주의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대표 이창환)은 국내 은행의 낮은 주주환원율이 주요국 은행주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의 원인으로 지속 제기돼 왔다고 주장하면서 국내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주주환원정책 강화, 즉 배당률 50%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전날 열린 '국내 은행주 캠페인' 공개 간담회에서 "해외 은행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8배지만, 국내 은행은 0.31로 23개국 중 22위다. 수익성·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 모두 뒤질 게 없고 펀더멘털 때문에 저평가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결국 낮은 주주환원율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국내 은행의 저평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국내 은행의 역량 부족이라기 보다는 주주가치 관점 없이 재투자 위주로 사용해 온 비효율적 자본배치로 인해 주주환원율이 낮은 것이 핵심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해외은행 주주환원율은 평균 64%인데 비해 우리나라 은행은 24%(에 불과하다)"라며 "우리나라 밸류에이션이 망하기 직전의 회사 수준으로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은행 수익이 투입되는 자본 적립(CET1), 대출자산(RWA) 성장 등을 줄여 주주환원 비율을 높이는 등 자본적정성 지표 CET1 비율에 기반한 자본배치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은행들이 무작정 배당을 늘려야한다는 게 아니라, 감독당국 가이드라인(10.5%) 이상에서 적정 수준으로 예상 가능하게 관리돼야 한다는 게 얼라인의 입장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얼라인은 지난 2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지주사는 물론 JB금융·BNK금융·DGB금융지주 등 7대 지주사에 대해 이 같은 자본배치정책 및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도입한 후 공정공시를 통해 공식 발표하라며 공개 주주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가 자본비율 12% 초과분을 주주환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금융권에 주주환원정책을 실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즉 자본여력이 충분한 금융지주의 경우 주주환원 비율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와 회사가 주주환원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의사결정이 중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침체 환경에서 대손부담 상승이 예상되는 현 국면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