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은행 부장, 부하 직원에 금품 갈취에 부당한 개인 심부름까지
피해 직원 배우자, 직장인 오픈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폭로 글 올려
은행 측 "3일 부장 인사조치... 2차 가해 우려해 피해자 인사조치 안해"
누리꾼 "꼴랑 대기발령?, 감옥가야지"
◆…［출처=직장인 오픈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A씨에 따르면, 남편의 상사(부장은)의 갑질 행태는 정상적인 직장인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부하직원에 대한 현금 갈취는 물론 폭언·폭행은 물론 성추행을 의심케 하는 내용까지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 갑질 부장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취재결과, 피해자는 해당 부장의 인사발령을 기대하며 참고 있었던 상황으로 배우자의 사내 게시판이나 신고채널을 이용하라는 얘기에 스스로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관련 제도를 활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은행측의 설명이다.
은행 내부에 '내부자 신고제도'가 있었지만 제대로 운영될 수 없는 현장의 애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임직원의 위법 또는 부당한 업무처리 및 사고 징후로 판단되는 모든 행위 등에 대하여 임직원의 신고를 활성화하여 금융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사고발생 시,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제도로 내부자 신고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범죄 혐의가 있는 행위, 성희롱 행위 등 사고 징후로 판단되는 모든 행위에 대해 익명으로도 가능하며, 전화,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고 가능하다, 또한 내부자 신고와 관련한 모든 사항은 비밀유지가 됨도 공지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은행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인지 후 지난 3일 인사조치를 통해 해당 부장은 후선으로 인사발령 후,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서원들의 추가적인 피해를 막고 조사를 위해 신속하게 해당 부장을 인사조치 후 사건에 대해 조사 중에 있으나, 블라인드라는 어플의 특성상 익명성에 기댄 악의적인 음해성 주장일 가능성도 있어 다각도로 조사후 사실일 경우 추가로 징계 조치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서원들의 추가 피해를 막고 조사를 하고자 인사조치를 통해 해당 부장과 부서원들을 분리시킨 상태"라면서 "게시글의 피해자 신원 파악 자체가 2차 가해 가능성이 있어 현재 게시글의 피해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치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런 입장도 밝혔다.
한편 A씨의 폭로에 따르면, 남편이 상사와 스크린골프 내기를 해서 잃은 돈 100만원을 달라고 해서 처음엔 믿지 않았다가 돈을 준 사실과 남편이 실적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벌금 100만원을 낸 사실 등을 토로했다.
A씨는 이어 남편의 상사가 남편의 뺨을 때리거나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을 내뱉는 등의 폭언·폭행도 저질렀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또한 상사가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을 모니터링해 신고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바람에 A씨의 남편은 퇴근 후에도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아울러 남직원만 모아서 음담패설은 물론 성기까지 만지는 만행을 저지른 점도 폭로했다.
자신이 직접 피해를 본 사례로 A씨는 남편의 상사가 김밥을 좋아해 점심 때 자주 김밥을 사먹곤 했는데, 사먹는 게 물려서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김밥을 싸오라고 한 ‘음식 갑질’도 폭로했다. A씨는 남편이 자신에게 김밥까지 싸달라고 한 점에 대해 눈물까지 흘리면서 미안함을 나타낸 데 대해 “남편이 너무 미안해 했고, 수치스러워 했다”면서 김밥을 싸줬다고 토로했다.
A씨의 남편은 계속된 힘든 상황에서도 부장의 인사 발령을 기대하며 꾹 참고 지냈으나, 최근 회사 인사에서 상사의 발령은 이뤄지지 않아 남편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결국 상사의 갑질을 참다못한 A씨가 남편을 대신해 익명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것이다.
A씨는 "이런 일들이 정상적인 회사에서, 아니 중소기업에서 미친 사장이 전횡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다른 은행부서, 지점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인가요?"라고 반문한 뒤, "이런 일이 일어나는데 왜 신고를 하지 않죠?"라고 내부 시스템에 의구심도 나타냈다.
이어 "남편한테 사내 게시판이나 신고채널을 통해 신고하라고 했더니 소용없대요"라면서 "자기네 부장이 힘이 있는 사람이라 다 소용없다고, 괜히 걸렸다가 자기만 더 보복 당한다(고 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A씨는 "(부장은) 오늘날 어느 회사에도 어느 조직에도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며 "남편 부서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배우자에게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상자를 특정하면 신고되서 글이 없어지겠죠"라면서도 남편이 근무하고 있는 은행 이름, 부장의 성(姓)과 부서를 유추할 수 있는 정보 등을 함께 공개했다.
이러한 폭로 글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온라인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은행과 부장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한 누리꾼은 'xx은행 사건 기사났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기가 막히는 구만. 슬프다 참 가장이란...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기어이 버티고 있겠지"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리고 꼴랑 대기발령??"이라면서 "감옥 가야지 성범죄에 인격모독에 내부직원들 의견 모아서..."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