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사고 낸 쪽이 반성 없이 소송만 얘기해... 바람직한 대응방안 아냐"
"우리금융, 소송 논의 떠나 국민이 원하는 대로 문제해결 해야" 방점 찍어
KB국민은행 배임 사고 관련 "내부통제제도 개선 방안 계속 마련할 것"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남대문종합금융센터(탄력점포)를 방문해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함께 탄력점포의 운영현황 및 정부가 추진 중인 만기연장·상환유예, 새출발기금 등 다양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집행상황에 대한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금융위원회 제공］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KB국민은행이 운영 중인 탄력점포(남대문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고를 낸 쪽이 무엇을 잘못해서 어떻게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없고 소송만 얘기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며 "바람직하지 않고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금융은) 이 사고와 관련해 제도를 어떻게 바꾸고 뭘 잘못한 것이라는 발표를 한 게 있냐?"라고 반문한 뒤, "이런 것 없이 자꾸만 소송 얘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대응 방안은 아닌 것 같다"고 거듭 우리금융 이사회와 손 회장에 대해 불쾌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이) 소송 자체의 논의를 떠나서 국민이 원하는 대로 문제 해결을 하고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우리금융 이사회가 오는 18일부터 손 회장 후임 논의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이 다시 한번 우리금융의 소송 제기 논의에 불쾌감을 나타내면서 손 회장의 연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정례회의에서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부당권유 등)와 관련해 업무 일부정지 3개월과 함께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상당의 제재를 의결했다. '문책경고'는 3년간 금융권 신규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로, 확정될 경우 손 회장은 임기 이후 연임은 불가능해진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관련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우리은행이 사모펀드와 관련해 진행하고 있는 구상권 청구소송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과 소송 진행 시 손 회장이 우리은행에 손실을 끼치는 결정을 내려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어 현재까지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손 회장의 중징계와 관련해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차례 논의해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사실상 만장일치로 결론 난 징계였다"고 김 위원장의 발언에 힘을 보태면서 "(손 회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행정소송까지 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김 위원장은 KB국민은행에서 발생한 120억원 규모 배임 사고와 관련해선 "아무리 조심해도 금융사고가 날 수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당국이 제도적으로 은행이나 금융회사가 소비자 보호나 사고가 안 나게끔 노력하는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통제) 제도는 제대로 만들어졌는데 작동이 안 된다고 하면 그 원인을 확인하면 된다"면서 "그런데도 사고가 났다면 주의하면 될 수 있고, 최고책임자(CEO)가 책임을 져야 할 것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당국은 내부통제제도를 계속해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사고 사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 정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