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서 밝혀
김주현 위원장 "은행권의 자금조달·운용 어려움 적극 해소" 강조
"지금은 금융권과 정부가 힘 합쳐야 할 때... 은행권, 주도적 역할해야"
은행장들 "제2금융권의 크레딧라인 유지 협조… CP·ABCP 등 매입"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권의 자금조달 및 운용의 어려움이 없도록 증안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250%에서 100%로 하향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장들은 시장안정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사진=연합뉴스］
은행장들은 제2금융권의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대한 협조하고, 기업어음(CP)·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에 나서는 등 단기자금시장에서 시장안정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은행권의 자금조달·운용의 어려움을 적극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이재근 국민은행장·권준학 농협은행장·진옥동 신한은행장·이원덕 우리은행장·박성호 하나은행장·윤종원 기업은행장·윤희성 수출입은행장·최대현 산업은행 선임부행장 등 20개 은행 은행장들이 참석해 은행권의 시장안정 역할 및 향후계획, 자금조달·운용 관련 애로사항 및 해소방안 등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유예조치와 같은 달 26일 예대율 규제완화 조치에 이어 증안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도 코로나19 당시와 동일하게 하향 적용할 뜻을 밝히면서 금융시장 안정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급속한 금리인상으로 어려운 경제여건이 지속되고 있으나, 과거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와 같이 금리인하, 재정지출 확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은 금융권과 정부가 힘을 합쳐, 우리 경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어려움에 대처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정을 유지하려면 금융시스템의 나무와 숲을 모두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우리 금융의 핵심인 은행권은 은행산업을 넘어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을 보면서 시장안정에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우선 급격한 금리인상 요인 외에 과도한 심리적 위축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큰 상황“이라면서 ”자금흐름의 물꼬를 트는데 있어, 정부의 시장안정 대책과 은행의 노력이 결합되면 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 및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은행권으로의 자금 쏠림으로 제2금융권 등 다른 부문에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대출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취약계층 및 기업 등의 어려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은행들이 금리상승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없을지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함께 "최근 환율 수준이 높은 만큼 그로 인한 은행권의 영향 및 외화유동성 상황에 대해서도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필요한 개선사항이 있을 경우 은행권 금융시장 점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통하거나, 여타 편한 방식으로 건의해달라고도 주문했다.
◆ 은행장들 "은행채 발행 최소화... 10월 CP·ABCP·전단채 등 16.7조 매입"
이날 간담회에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은행장들은 은행권은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달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5대 은행의 경우 지난달 24일 이후 현재까지 은행채 발행을 하지 않고 있으며, 연말까지 기존 발행계획 대비 축소하여 발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한 CP, ABCP, 전단채 매입 및 환매조건부채권(RP)매수,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5대 은행은 CP·ABCP·전단채 매입에 4조3000억원, MMF 매입에 5조9000억원, 특은채· 여전채 매입에 6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또 은행별 RP 평잔 3조~8조원 수준 유지를 위해 10월 이후 약 250조원의 익일물·기일물을 매수했다.
아울러 은행장들은 "5대 금융지주의 95조원의 지원계획 중 시장유동성 공급(72조8000억원), 채안펀드 및 증안펀드(11조원), 계열사 지원(6조원) 등으로 약 90조원이 은행을 통해 집행될 예정이므로, 시장안정을 위한 은행의 역할이 크다"며 그 외 은행들도 시장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은행이 경제의 방파제이자 금융권의 맏형으로서 중책을 담당할 시기"라며 "제2금융권의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은행권이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며, CP, ABCP 등도 매입에 나서는 등 단기자금시장에 대해 은행권이 시장안정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은행장들은 "은행 간의 자금조달 경쟁 심화로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지 않도록 시장상황을 최대한 고려하겠다"며 "전 세계적인 금리·물가 상승으로 한동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은행권이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서도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은행권은 지난 8월 대출금리 감면 등 취약차주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은행별·차주별 상황에 맞게 시행해 나가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 금리·물가 상승으로 한동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은행권이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서도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간담회에 참석한 20개 은행장들은 지금은 금융당국과 전 은행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 자금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순환하도록 하는 은행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동시에, 취약차주 지원 등에도 힘쓰겠다고도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