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행도 '자이언트 스텝' 전망…1989년 이후 최대인상 폭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4연속 자이언스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영국은행도 같은 폭의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은행이 3일 열리는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연준과 같은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할 전망이다. 이는 1989년 이후 가장 큰 인상폭.

지난달 19일 영국 통계청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8월 상승률(9.9%)보다는 조금 높고,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10.1%)과 같은 수준이다. 통계청은 특히 식품 가격이 14.5%나 치솟아 1980년 4월 14.6%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했다.

아직 10월 CPI가 발표되지 않았으나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9월보다 더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

영국 경제는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46.2로 집계됐는데, 이는 코로나19 봉쇄를 시행했던 2021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카다노의 쉬에타 싱 경제분석가는 "영국은행이 경기침체 속에서 대규모 금리인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높였다"고 말했다.

로이터가 경제분석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53명 가운데 46명은 영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 목표를 2.25%에서 3%로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서방 중앙은행들도 비슷한 어려움에 빠졌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노동력 부족과 코로나19 공급망 병목,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으로 물가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200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인 3.75%~4.00%로 끌어 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2.00%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영국 재정정책이 지난 8월 회의 때보다 좀 더 확장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고 노동시장과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 영국은행이 강경한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보인다는 점에서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리시 수낙 신임 영국총리가 트러스 전 총리의 감세정책과 다른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 시사했으나 이달 17일 새로운 재정정책이 발표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로이터가 밝혔다.

싱 분석가는 "영국은행이 지난 9월에 충분히 긴축 못한 딜레마에 빠졌다면 11월에는 너무 많은 긴축을 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영국은행은 지난해 12월 금리인상에 나선 뒤 지금까지 7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8월과 9월에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