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둔화에도 근원CPI는 추가 상승 가능성
9월 CPI, 11월 FOMC 전망에 영향 주나
IMF 성장률 하향조정에 경기침체 우려
한은 금통위, 10월 이어 11월 빅스텝 전망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식료품점에서 쇼핑하는 사람들. 로이터 제공
이번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향방을 엿볼 수 있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pivot,정책전환) 기대감이 나오는 가운데 CPI 결과가 연준의 긴축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예상대로 빅스텝을 단행할지도 눈길을 끈다.
13일 미국 9월 CPI가 발표된다. 6월 9.1%에서 7월 8.5%, 8월 8.3%로 진정세를 보인 가운데 9월도 8.1% 내외가 예상된다. 다만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6.5% 내외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3월 6.5%에서 7월 5.9%로 하락했으나 8월 6.3%로 반등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국제유가 평균이 8월보다 둔화했음을 고려할 때 에너지 가격이 물가하락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CPI 임대료 가격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될 수 있고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한다는 점에서 높은 물가에 대한 부담이 조기에 해소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김유미 연구원은 “물가둔화폭 확대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은 만큼 CPI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물가가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표 부진과 성장둔화에 다시 시선을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PI 발표가 증시 흐름을 바꾸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8월은 근원 CPI가 상승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 9월도 근원 CPI가 8월 대비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며 “미국 CPI가 발표되는 10월 13일 이후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연준의 정책 속도조절 기대감이 있는데 연준 내부에서는 아직 그러한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9월 CPI가 연준 내부에 형성된 매파적인 분위기를 환기할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9월 CPI 예상치가 8.1%로 피크아웃은 맞지만 수치만으로 탄력적인 증시 반등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며 “10월은 FOMC가 부재한 만큼 9월 CPI 이후 11월 FOMC에 대한 전망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증시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 CPI 결과가 긍정적으로 해석되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나 연준의 피봇 기대감도 여전하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에서 정책금리 인상폭과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조절 기대를 다시금 시장에 회자되게 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며 “물가둔화가 확인된다면 11월 FOMC 이전까지 적어도 연저점을 사수하며 약보합을 반복하는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 경제성장률 하향조정...9월 FOMC 의사록 공개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한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2%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내년 전망치는 2.9%에서 하향조정될 것이 예상된다. 한국(올해 2.3%, 내년 2.1%), 미국(2.3%, 1.0%), 유로존(2.6%, 1.2%), 영국(3.2%, 0.5%), 일본(1.7%, 1.7%), 중국(3.3%, 4.6%) 등 주요국의 조정폭도 시장의 관심사다.
김유미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에 따른 성장의 하방 리스크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매판매 등 지표 부진이 이어질 경우 연준의 공격적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2일에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정책금리 경로, 물가·경제 전망에 대한 상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주에도 연준 이사들과 연은 총재들의 연설이 이어진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 반등은 낙폭과대 상황에서 악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시장 반등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매파적인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 IMF의 세계 경제성장률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고려하면 반등이 길게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은 자동차, 제약바이오, 로봇/자동차, 통신, 엔터 등 개별 종목 모멘텀에 주목하는 대응을 권고했다.
한은, 빅스텝 기정사실화...11월도 매파 전망
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한다. 높은 물가수준으로 금리인상은 확실시되며 빅스텝(50bp 금리인상) 가능성이 우세하다. 실제로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모두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그중 89명은 빅스텝을 예상했으며 6명은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인상), 5명은 베이비스텝(25bp 금리인상)을 점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10월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해왔다는 점에서 시장금리의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시장의 관심은 11월 금통위에서의 금리인상 폭과 그 이후의 경로”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한은이 빅스텝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언급하는 등 추가 빅스텝 가능성에 선을 긋는다면 금리는 반락하겠지만 그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며 “한은의 최우선 목표가 물가안정인 만큼 11월에도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