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국민의힘 '정진석·주호영' 투톱 체제 출범 후 두 번째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 등의 여파로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3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외교 참사'로 규정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는데, 대통령은 곧바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런데 이러한 대치 국면이 풀리기는커녕, 되레 꼬여만 가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이 야당의 공세에 '강대강'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3일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순방 성과를 두고 정치권에서 필요 이상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언론사가 가짜뉴스로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일도 있었고 대통령의 외교 성과가 상당한데도 국회에서는 외교부 장관 해임을 건의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실장은 "합리적인 비판과 대안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소통하지만,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와 같이 근거 없는 정략적인 공세에 대해서는 내각과 여권도 단호하게 대응해주기를 바란다"며 말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정기국회 중점 법안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예로 든 건 과잉 생산된 쌀의 정부 매입을 의무화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었다. 김 실장은 "2011년 태국이 이와 유사한 정책을 추진했다가 쌀 공급이 과잉되고 또 재정 파탄이 나서 경제가 거덜난 적이 있다"며 "이런 류의 법은 농민과 농업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미래 세대에 부담만 가중시킨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부조직 개편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늘 논의를 시작으로 정부 조직이 효율적·체계적으로 개편되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50여 차례 정부 조직이 개편됐다"며 "조직을 자주 개편하는 것이 정부 조직의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을지 몰라도, 국정 동력을 확보하고 경제를 살리는 적시 적기의 조직 개편은 마땅히 장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 회기인 12월 9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개정안엔 여가부를 폐지하는 한편, 재외동포청·출입국청·관광청 등 신설,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분리하는 안이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