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광장 이강 변호사. [사진 = 법무법인 광장 제공]
외국법인의 국내사업장에서 해당 외국법인의 본점에 지급한 이자에 대해서도 과소자본세제가 적용되고, 이때 손금불산입 되는 지급이자의 경우 법인세법상 배당소득으로 처분된다고 하더라도 한·호주 조세조약의 적용 시에는 국내원천이자소득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과소자본세제란, 내국법인(외국법인의 국내사업장 포함)의 차입금 중 국외지배주주(특수관계인 포함)로부터 차입하거나 국외지배주주의 지급보증 등에 의하여 제3자로부터 차입한 금액이 해당 국외지배주주가 출자한 금액의 2배를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한 차입금이자를 손금 불산입하고 배당 또는 기타사외유출로 처분하는 제도를 의미한다(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22조 등 참고).
이는 외국법인의 국내투자형식의 인위적 조정(보통 출자형식이 아닌 차입금이자가 손금으로 인정되는 자금대여형식을 선호한다)에 따른 조세부담의 차이를 해소하려는 제도이다.
이러한 과소자본세제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에서 '외국법인의 국내사업장에서 해당 외국법인의 본점에 지급한 이자에 대해서도 과소자본세제가 적용되고, 이때 손금불산입되는 지급이자의 경우 법인세법상 배당소득으로 처분된다고 하더라도, 한·호주 조세조약의 적용 시에는 국내원천이자소득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18두58332 판결).
먼저 대상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다음과 같다. 원고는 호주에 본점을 둔 은행으로서 국내에 지점(이하 "원고 지점"이라 한다)을 두었다. 원고 지점은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을 계산하면서 본점으로부터 차입한 돈 중 본점의 출자지분의 6배를 초과한 부분에 대한 지급이자(이하 "이 사건 지급이자"라 한다)를 손금불산입 하고 그 상당액을 '기타 사외유출'로 소득처분 하였다.
과세관청인 피고는 이 사건 지급이자 상당액을 각 해당 사업연도의 원고 본점에 대한 '배당'으로 소득처분하고, 원고에게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다.
이에 원고는 ① 원고 지점의 본점에 대한 차입금 이자 지급은 기업 내부의 자금이전에 불과하여 원고 본점의 소득을 구성하지 않으므로 과소자본세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② 한·호주 조세조약은 이자가 고정사업장에 의하여 부담되는 경우 그 고정사업장이 소재한 국가의 원천소득이라고 규정하였는데, 과소자본세제의 적용으로 원고 지점의 손금에 산입되지 않는 이 사건 지급이자는 원고 지점이 부담하지 않으므로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라는 점을 주장하며 불복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의 쟁점은 ① 외국법인의 국내사업장에 대해서도 과소자본세제가 적용되어 이 사건 지급이자가 원고 본점의 소득을 구성하는지 여부, ② 이 사건 지급이자가 한·호주 조세조약상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되었다.
우선 대법원은 외국법인의 국내 지점에 대해서도 과소자본세제가 적용되는지에 관하여,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13. 1. 1. 법률 제116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제조세조정법’이라고 한다) 제14조 제1항이 ‘외국법인의 국내사업장’에 대하여도 과소자본세제를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2조 제1항 제11호 (나)목이 '외국법인의 국내사업장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외국법인의 본점'을 '국외지배주주'의 하나로 정하고 있으므로, 배당으로 처분된 이 사건 지급이자 상당액은 원고 본점의 소득을 구성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이 사건 지급이자가 한·호주 조세조약상 이자소득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이 사건 지급이자는 채권으로부터 발생한 것으로서 한·호주 조세조약 제11조 제4항에서 정한 이자소득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런 다음 한·호주 조세조약 제11조 제6항 단서가 정한 '이자가 고정사업장에 의하여 부담되는 경우'란 통상적으로 고정사업장이 경제적 관점에서 이자에 대한 부담을 지는 경우를 의미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지급이자는 원고 지점이 차입금에 대한 이자로 원고 본점에 지급한 것으로서 외국법인의 국내 고정사업장인 원고 지점에 의하여 부담되는 것이어서 과소자본세제의 적용으로 원고 지점의 손금에 산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한·호주 조세조약 제11조 제6항 단서에 따라 국내원천이자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① 과소자본세제는 국외지배주주가 국내에 법인을 설립한 경우뿐만 아니라 지점 형태로 국내사업장을 둔 경우에도 적용됨을 명확히 했다는 점, ② 그때 지급이자가 국내세법상 손금불산입 되어 '배당'으로 소득처분 되더라도 한·호주 조세조약상으로는 제한세율 15%가 적용되는 '이자'로 소득구분 된다는 것을 밝힌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②번 쟁점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대상판결 이전에도 과소자본세제의 적용으로 손금불산입된 지급이자가 국내세법상 배당소득으로 처분되더라도 국외지배주주의 거주지국과 체결한 조세조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는데(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5두2710 판결), 대상판결을 통해 이러한 법리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조세조약은 국내 세법에 대하여 특별법의 지위에 있으므로, 국내세법에 따라 '배당'으로 소득처분 되었다고 하더라도, 조세조약의 적용 시에는 해당 조세조약에 따라 소득구분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베트남, 노르웨이, 덴마크, 미얀마 등 일부 나라와의 조세조약에서는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에 대해 동일한 제한세율이 적용되어 두 소득 사이에서의 소득구분이 큰 실익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외의 대부분의 나라의 경우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에 대한 제한세율이 다르므로, 과소자본세제로 인해 손금불산입 되는 지급이자가 조세조약상 배당소득과 이자소득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그 구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18두58332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