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키우 철수 러군, 발전소 등 기반시설 파괴...1명 사망, 대규모 정전 잇따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제2 도시 하르키우 등 도네츠크지역의 점령지에서 퇴각하면서 발전소와 민간 기반시설을 포격해 정전과 화재가 속출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르키우에서는 러시아군의 무차별 미사일 포격으로 서쪽 외곽에 있던 발전소가 파괴되고 불이 나면서 최소 한 명이 죽고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요일 밤 하르키우 시내에서는 자동차들이 캄캄한 거리를 달렸다. 주말 시내 거리에도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휴대전화 불빛과 소형 플래시로 발밑을 비추며 걸어다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하르키우 TEC-5 발전소가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불타는 장면을 게재하고 "러시아 테러범들은 군사시설이 전혀 없는 발전소까지 파괴해 주민들의 빛과 열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다"며 "민간인과 민간 시설을 겨냥한 고의적이고 악랄한 미사일 공격"이라고 맹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자포리자, 수미 지역에도 부분적으로 정전사태가 일어났다고 밝혔으며 일부 지역은 이날 밤 늦게 전력 공급이 재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짓 브링크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도 트위터에 이번 공격을 우크라이나가 점령지를 수복한 것에 대한 러시아의 명백한 대응 행위라며 주요 기반 시설을 파괴한 것은 민간인을 겨냥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초기 러시아군에 빼앗겼던 동북부 하르키우를 되찾았다. 하르키우 지역에서 최근 강화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러시아군은 사실상 철수를 시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키이우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 '얄타 유럽전략' 연례회의 연설에서 우크라군의 연이은 승전고 소식에 "이번 겨울이 전세를 역전시킬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발레리 잘루즈니 장군은 우크라군이 9월 초부터 시작된 대규모 탈환전에서 이미 3000㎢ 면적에 이르는 지역을 수복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국경에서 50km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의 최전선 부대가 제공한 동영상에는 하르키우 북쪽 19km지점에 있는 러시아 국경 바로 곁의 홉티우카 시내의 한 빌딩 앞에 서있는 우크라이나 부대의 모습이 담겨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올레그 시니에그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의 40여 개 마을과 도시를 이미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