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의원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필요”
주주대표소송 준거...코리아 디스카운트 개선 기대
참여연대, 법사위에 시민 1894명 서명 전달 계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동학개미 울리는 지배주주 전횡 막는 상법개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김진수 기자
일부 기업이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해 일반주주의 피해가 빈발함에 따라 이사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추가해 일반주주를 보호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동학개미 울리는 지배주주 전횡 막는 상법개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최근 자회사 물적분할 후 상장으로 인해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급락한 사례가 잇따랐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페이 등이다. DB하이텍, 후성, 현대모비스는 자회사 분할 소식에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물적분할이 회사 지배구조 개편을 넘어 ‘알짜 사업부’ 분할 후 상장을 통한 대주주 지배력 강화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배주주는 막대한 이익을 얻는 반면 일반 소액주주들은 주가하락 등으로 손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용우 의원은 지난 3월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추가하는 내용의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이사가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도록 하는 충실의무만을 부과하고 있다. 주주에게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회사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한 이사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상법 개정으로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인정되면 물적분할 등 이사의 행위로 일반주주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일반주주는 이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이사에게 주주에 대한 보호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이사의 부당한 의사결정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의 준거가 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용우 의원은 “금융당국이 최근 물적분할과 관련한 소액주주 보호 방안을 발표했다”며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의무에 비례적 의무를 부여한다면 위 방안이 법적 기반을 가지고 진일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은 자본시장에 진출하면서 자금조달을 할 때만 주주 대접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주를 모셨으면 주주답게 대접해야 한다. 대주주든 소액주주든 상관없이 그 이익을 충분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상위 20개 기업의 지분 98%를 국민이 소유하는 상황에서도 주주권리가 침해되는 관행이 여전하다”며 “주주권리 보호는 주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재산권을 지키는 일이다. 개정안을 빨리 본회의에 상정해 의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우리 증시는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저평가 장세가 십수 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지배주주가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쪼개기 상장은 모회사 가치의 심각한 디스카운트(할인)을 초래해 소액주주의 재산손실을 불러온다”며 “상법 개정 캠페인을 통해 공감을 표한 시민 1894명의 목소리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전달하고 입법 촉구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