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최고세율 25%→22%…과표는 사실상 '2단계'로 축소
정부, "기업 세부담 완화로 투자와 세수 동시에 늘릴 수 있어"
야권 "대기업 한 곳당 400억원씩 퍼주는 정책"
일부 전문가들 "법인세 인하 효과, 미미하거나 검증 안 돼"
"실효세율 따져봐야" 목소리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세제개편 중 '법인세 인하'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부는 기업의 세금 부담을 완화해 투자를 늘리고, 기업 활성화를 통해 결국 세수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꿈꾸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선 그저 대기업에 대한 세금을 깎아주는 '부자감세'일 뿐이라고 결사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번 법인세 세제개편의 핵심은 '과표구간 단순화'와 '세율 인하'다. 현행 4구간으로 되어 있는 과표구간을 2개(특례세율 포함 3개)구간으로 단순화하고, 25%에 달하는 최고세율을 22%까지 낮추는 것이 주요 골자다.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세부담을 경감해 기업과 가계의 경제 활력을 제고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첨단산업 세제지원 강화 등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조세 경쟁력을 높였다.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통한 미래 성장잠재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했다.
하지만 국회 통과의 키를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측에선 '슈퍼리치에 대한 부자감세', '시장의 강자, 부자를 위한 대책'이라며 연일 정부를 질타하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에 대해 "작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고 올해도 수출 호황으로 돈을 잘 벌고 있는 재벌 대기업 한 곳당 400억원씩 퍼주는 정책"이라고 힐난했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도 "재벌 부자 세금 깎아주고 서민 지원금은 줄이고 정책을 거꾸로 펴고 있다"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정비한다는데 외국은 대기업에 대해 초과이윤세를 도입하고 있고 법인세 인상도 추진 중"이라고 지적했다.
■ 법인세율 어떻게 바뀌나?
■ 법인세 인하 효과, 미미하거나 검증 안 돼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개인 홈페이지에 "법인세율의 인하가 투자의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는 연구 결과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투자세액공제 제도 등 적극적인 투자 유인의 제공도 이렇다 할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연구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조세가 투자행위에 대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이론적 평가는 일치된 의견에 가깝다"고 밝혔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도 조세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감세정책은 포퓰리즘 성격이 있어 보이며, (기업)성장으로 세수 감수분을 만회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이 또한 검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낮춘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낙수효과로 인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실제 기업들은 사내유보금을 쌓으면서 성장으로 이어질 실물 투자를 크게 줄였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9년 국내 20대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 액수는 322조4490억원에서 2013년 588조95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실물투자액은 같은 기간 33조30억원에서 9조6060억원으로 70% 이상 줄었다.
법인세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법인세 개편으로 2조원에서 많게는 4조원 가까지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막대한 지출이 예고되어 있는 복지재원 마련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는 대대적인 감세정책과 건전재정을 중요한 목표로 추구한다고 밝혔다"며 "이 둘은 양립하기 어려운 정책들로 크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재정건전성을 위해선 지출을 축소해야 하는데, 복지가 축소될 가능성이 가장 크며 그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며 "복지축소는 국민의 불만을 야기할 것이기에 실제로 그렇게 할지는 의문이라, 결국 이번 세법개정은 재정안전성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정세은 교수는 "법인세 실효세율 평균은 2014년 16%이었는데 박근혜 정부의 비과세·감면 축소, 문재인 정부의 최고세율 인상으로 2019년에 19.1%로 상승했다"며 "코로나19 이후 고용없이 투자만 늘려도 세금을 깎아주는 '통합투자세액공제' 제도가 다시 도입돼 2020년 실효세율이 17.5%로 낮아져 과표 3000억원 초과 대기업들은 전체 기업 평균보다 실효세율과 명목세율(현행 25%) 사이의 격차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조세전문가는 "정부는 OECD회원국의 명목세율만 따져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데, 각국에서 돌려주거나 깎아주는 세금이 얼마인지 정확히 계산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세율만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법인세 세제개편의 핵심은 '과표구간 단순화'와 '세율 인하'다. 현행 4구간으로 되어 있는 과표구간을 2개(특례세율 포함 3개)구간으로 단순화하고, 25%에 달하는 최고세율을 22%까지 낮추는 것이 주요 골자다.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세부담을 경감해 기업과 가계의 경제 활력을 제고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첨단산업 세제지원 강화 등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조세 경쟁력을 높였다.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통한 미래 성장잠재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했다.
하지만 국회 통과의 키를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측에선 '슈퍼리치에 대한 부자감세', '시장의 강자, 부자를 위한 대책'이라며 연일 정부를 질타하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에 대해 "작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고 올해도 수출 호황으로 돈을 잘 벌고 있는 재벌 대기업 한 곳당 400억원씩 퍼주는 정책"이라고 힐난했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도 "재벌 부자 세금 깎아주고 서민 지원금은 줄이고 정책을 거꾸로 펴고 있다"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정비한다는데 외국은 대기업에 대해 초과이윤세를 도입하고 있고 법인세 인상도 추진 중"이라고 지적했다.
■ 법인세율 어떻게 바뀌나?
◆…법인세 세율 및 과세표준 구간조정 (출처 기획재정부)
법인세율에 대한 논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보수 정부는 법인세율 인하로 작은 기업이나 가계까지 '낙수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진보 정부는 '대법인=부자'라는 논리로 항상 맞서왔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출범 첫해 세제개편을 통해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율은 3단계에서 4단계로 늘었고, 현재 2억원 이하는 10%, 2억원~200억원은 20%, 200억원~3000억원은 22%, 3000억원 초과는 25%의 세율이 각각 적용되고 있다. 당시 3000억원 초과 구간 신설에 대해 형평성에 어긋나는 '핀셋증세'라는 반발도 있었지만, 정부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대로 최고세율을 25%로 인상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에 보란 듯이 출범 후 첫 세제개편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돌려놓는 개편안을 내놨다. 특히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없애 법인세 구간을 사실상 2단계로 단순화했다. 구체적으로 200억원 초과는 22%, 200억원 이하는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5억원 이하는 특례세율 10%를 적용한다.
정부는 OECD 회원국의 사례를 개편 이유로 들었다. 대부분의 OECD 회원국이 단일세율을 택하고 있는데, 4단계 과표구간 구조는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것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24개국은 1단계, 11개국은 2단계, 1개국은 3단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3개국(코스타리카·남아프리카공화국)만 4단계 이상 과표구간을 갖고 있다.
정부는 또한 한국 기업의 세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21년 기준, 21.2%)보다 커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16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법인세 평균실효세율 1%포인트 인하 시 투자율이 0.2%포인트 증가했다. 2017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법인세율 3%포인트 인상 시 투자는 0.7%, 고용은 0.2%, 국내총생산(GDP)은 0.3% 각각 줄어들었다.
기재부는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효과가 사회 전반에 걸쳐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은 다양한 실증연구 결과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난다"며 "법인세율 인하 혜택이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상품가격 인하를 통해 소비자에게, 고용·임금 증가 등을 통해 근로자에게 각각 귀착된다는 것은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일반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출범 첫해 세제개편을 통해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율은 3단계에서 4단계로 늘었고, 현재 2억원 이하는 10%, 2억원~200억원은 20%, 200억원~3000억원은 22%, 3000억원 초과는 25%의 세율이 각각 적용되고 있다. 당시 3000억원 초과 구간 신설에 대해 형평성에 어긋나는 '핀셋증세'라는 반발도 있었지만, 정부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대로 최고세율을 25%로 인상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에 보란 듯이 출범 후 첫 세제개편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돌려놓는 개편안을 내놨다. 특히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없애 법인세 구간을 사실상 2단계로 단순화했다. 구체적으로 200억원 초과는 22%, 200억원 이하는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5억원 이하는 특례세율 10%를 적용한다.
정부는 OECD 회원국의 사례를 개편 이유로 들었다. 대부분의 OECD 회원국이 단일세율을 택하고 있는데, 4단계 과표구간 구조는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것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24개국은 1단계, 11개국은 2단계, 1개국은 3단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3개국(코스타리카·남아프리카공화국)만 4단계 이상 과표구간을 갖고 있다.
정부는 또한 한국 기업의 세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21년 기준, 21.2%)보다 커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16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법인세 평균실효세율 1%포인트 인하 시 투자율이 0.2%포인트 증가했다. 2017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법인세율 3%포인트 인상 시 투자는 0.7%, 고용은 0.2%, 국내총생산(GDP)은 0.3% 각각 줄어들었다.
기재부는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효과가 사회 전반에 걸쳐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은 다양한 실증연구 결과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난다"며 "법인세율 인하 혜택이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상품가격 인하를 통해 소비자에게, 고용·임금 증가 등을 통해 근로자에게 각각 귀착된다는 것은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일반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법인세 인하 효과, 미미하거나 검증 안 돼
◆…20대 그룹 사내유보금 추이 (자료 국회예산정책처)
정치권에선 '부자감세'라는 프레임으로 법인세 인하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법인세 인하에 대한 효과에 의구심을 품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의 설명처럼 법인세 인하로 인한 투자 증가는 미미하거나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개인 홈페이지에 "법인세율의 인하가 투자의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는 연구 결과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투자세액공제 제도 등 적극적인 투자 유인의 제공도 이렇다 할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연구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조세가 투자행위에 대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이론적 평가는 일치된 의견에 가깝다"고 밝혔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도 조세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감세정책은 포퓰리즘 성격이 있어 보이며, (기업)성장으로 세수 감수분을 만회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이 또한 검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낮춘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낙수효과로 인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실제 기업들은 사내유보금을 쌓으면서 성장으로 이어질 실물 투자를 크게 줄였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9년 국내 20대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 액수는 322조4490억원에서 2013년 588조95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실물투자액은 같은 기간 33조30억원에서 9조6060억원으로 70% 이상 줄었다.
법인세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법인세 개편으로 2조원에서 많게는 4조원 가까지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막대한 지출이 예고되어 있는 복지재원 마련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는 대대적인 감세정책과 건전재정을 중요한 목표로 추구한다고 밝혔다"며 "이 둘은 양립하기 어려운 정책들로 크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재정건전성을 위해선 지출을 축소해야 하는데, 복지가 축소될 가능성이 가장 크며 그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며 "복지축소는 국민의 불만을 야기할 것이기에 실제로 그렇게 할지는 의문이라, 결국 이번 세법개정은 재정안전성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명목세율이 아닌 실효세율에 대한 부분도 명확히 따져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세은 교수는 "법인세 실효세율 평균은 2014년 16%이었는데 박근혜 정부의 비과세·감면 축소, 문재인 정부의 최고세율 인상으로 2019년에 19.1%로 상승했다"며 "코로나19 이후 고용없이 투자만 늘려도 세금을 깎아주는 '통합투자세액공제' 제도가 다시 도입돼 2020년 실효세율이 17.5%로 낮아져 과표 3000억원 초과 대기업들은 전체 기업 평균보다 실효세율과 명목세율(현행 25%) 사이의 격차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조세전문가는 "정부는 OECD회원국의 명목세율만 따져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데, 각국에서 돌려주거나 깎아주는 세금이 얼마인지 정확히 계산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세율만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