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이자율 최고 연 19.52%
리볼빙 카드자산 1년새 16.8%↑
약정결제비율 100% 설정해야 자동 리볼빙 막아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신용카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서비스 잔액이 1년 새 1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볼빙 서비스는 카드 대금 중 일부의 결제를 미뤄 자금융통상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연 20%에 육박하는 고금리 상품인 만큼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롯데·우리카드)의 리볼빙 카드자산은 작년말 15조416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13조1944억원)보다 16.8% 늘어난 액수다. 실제 리볼빙 이용금액인 이월잔액도 올해 3월말 6조1772억원으로 작년말(6조823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리볼빙은 결제일이 돌아온 카드 이용대금 중 일부(일부결제금액)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음달로 미뤄 납부하는(이월약정) 신용카드 결제방식이다. 신용카드 대금을 연체하지 않고 자금 상황에 맞게 약정결제비율만큼만 납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카드값이 100만원, 약정결제비율이 10%라면 이번 달은 10만원만 결제하고 나머지 90만원은 이월돼 매달 결제 후 잔액의 최소 10%씩 갚아 나가면 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리볼빙 이용자수는 274만명, 이용금액은 6조4000억원이다. 1인당 233만원을 이용한 셈이다. 여기에 평균 이자율 연 17.3%를 적용하면 한 달 이자는 3만3591원 수준이다.
리볼빙은 주로 일시적으로 활용하는 만큼 이자가 소액에 불과하지만 이자율 자체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월말 결제성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롯데 18.52% ▲KB국민 17.76% ▲우리 17.60% ▲신한 16.95% ▲현대 16.83% ▲삼성 15.11% ▲하나 14.83% 등이다. 신용점수 300점 이하 취약차주에는 17.10~19.52%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 제공
문제는 다음 달에도 카드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다음달 카드 결제대금에 더해 이번달 미뤘던 원금의 일부와 이자를 갚아야 한다. 잦은 리볼빙 사용은 상환계획 없이 수입금액을 초과하는 잘못된 소비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사회초년생 등 금융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무분별하게 리볼빙을 사용해 신용불량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 의하면 20대의 리볼빙 이월잔액이 3년새(2017~2020년) 87% 급증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장 의원은 경기여건 악화와 청년실업 심화로 청년층의 소득여력이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또 본의 아니게 리볼빙으로 결제될 수 있는 만큼 이용조건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약정결제비율을 100%로 설정하지 않으면 결제계좌에 잔고가 있어도 나머지 금액은 리볼빙으로 결제된다. 텔레마케팅이나 판촉 이벤트를 통해 가입한 경우 리볼빙이 단순히 결제금액이 이월되는 것으로 오인한 사례도 많다.
리볼빙이 연체될 우려도 있다. 카드사가 정한 최소결제비율 이상 잔고가 있으면 이월되지만 잔고가 부족하면 연체 처리된다. 리볼빙이 누적 또는 연체돼 신용상태가 나빠지는 경우 이용 한도가 줄어들 수 있고 약관상 리볼빙 중단 사유에 해당하면 이용금액 전액을 한번에 갚아야 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도 리볼빙 급증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를 소집해 제도 개선 여부를 논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볼빙 잔액이 작년에 조금 많이 늘어난 만큼 환기 차원에서 회의한 것”이라며 “대손충당금 규정, 상품설명서 제도 등 기존 감독제도를 그대로 둘지, 개선할지에 대해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리볼빙보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적은 분할납부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며 “리볼빙은 언제든지 상환할 수 있고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만큼 수시로 잔액을 줄여가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