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1%, 미래에셋 0.4%...0.1~0.3% 대부분
증권금융, "기준금리 이상 정산 노력"
운용기간마다 금리 달라...금리상승 반영에 시차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올렸지만 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겨둔 예탁금의 이자는 여전히 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하루만 돈을 빌려도 3.9~7.5%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주요 증권사들이 예탁금이용료 인상을 검토 중인 만큼 금리상승분이 이자에 반영될지 주목된다.
토스증권은 이달 16일 예탁금이용료를 기존 연 0.2%에서 1%로 대폭 인상했다. 국내 35개 증권사의 평균인 0.2%를 5배 웃도는 수치다. 예탁금이용료란 투자자가 맡긴 돈을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에 예탁하면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예탁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과감히 포기하고 고객에게 돌려줌으로써 투자자 편익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증권사들은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예탁금이용료를 인상할 방침이나 토스증권만큼 올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토스증권은 파격적으로 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인데 대형사의 경우 1% 이자를 지급해도 고객이 추가 유입되진 않을 것”이라며 “기준금리 상승으로 한국증권금융 정산이율이 오르는 정도로 예탁금이용료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달 13일부터 예탁금이용료를 0.4%로 올리기로 했다. 금리상승이 본격화된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KB증권(0.42%) NH투자증권(0.3%) 신한금융투자(0.3%) 한국투자증권(0.25%) 삼성증권(0.25%) 등 주요 증권사들이 예탁금이용료율을 높였다.
다른 증권사들도 업계 동향을 살피며 예탁금이용료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0.5%를 넘는 곳은 아직 없다. 7일 이하 신용융자 이자율이 3.9~7.5%에 달하는 것과 달리 예탁금이용료는 0%대 수준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예탁금은 투자하기 전에 잠깐 대기하는 자금이다 보니 예탁금이용료율을 인상할 유인이 그리 많지 않다”며 “높은 금리를 기대하는 고객의 경우 CMA(종합자산관리계좌)나 RP(환매조건부채권)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금융 “기준금리 이상 지급 중”...증권사, 예탁금이용료 올릴까
투자자예탁금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한국증권금융에 100% 예치돼 은행예금이나 국채, RP 등 안전성 높은 자산으로 운용된다. 한국증권금융은 신탁재산을 운용해 비용 4bp(1bp=0.01%)를 제외하고 증권사에 정산한다. 신탁운용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주요상품 신규운용수익률은 5월 초 기준 1.50~2.40%로 당시 기준금리(1.5%)를 웃돌았다.
증권사들은 한국증권금융이 정산한 이자에 따라 예탁금이용료를 정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증권금융은 기준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운용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고객이 받는 예탁금이용료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예탁금을 신탁방식으로 운용해 매달 기준금리 수준으로 정산하고, 추가 운용수익에 따라 매년 기준금리보다 조금 높게 정산한다”며 “최대한 기준금리 이상으로 운용해 지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부 1일물로 운용하는 게 아니라 1년 전에 가입한 정기예금과 같은 기간물도 있다”며 “기준금리가 올라도 운용금리에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기준금리에 맞춰 이자를 지급한 뒤 추가수익을 지급하거나 부족한 경우 이연시키는 방식으로 정산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