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동결로 적자 늘어나자 자구책 마련
일부 텔레비전 채널 폐쇄 및 5억 파운드 지출 삭감
◆…영국 런던에 위치한 공영 BBC 방송국 모습 사진:로이터통신
영국 최대의 공영방송사 BBC가 수신료 동결로 인해 뉴스 채널을 통폐합하고 일자리를 없애는 등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BBC는 인플레이션과 자금 압박에 대처하기 위해 일부 텔레비전 채널을 폐쇄하고, 1000명의 일자리를 없애는 계획을 발표했다.
BBC는 매년 50억6000만파운드(약 8조344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2만2000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28개국 언어로 방송을 내보내는 거대 방송사다.
최근 2년간 100만 가정이 BBC 시청을 끊고 온라인으로 돌아선데다 주요 자금원인 수신료 동결로 적자 규모가 커지자 BBC는 자구책을 내놓았다.
BBC 측은 "디지털을 우선적으로 하는 공공 서비스 미디어 조직 구축을 목표로, 세계의 변화에 발맞춰 시청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BC World News와 BBC News 채널을 통합해 영국 및 해외에 방송을 송출하는 24시간 'BBC World 롤링 뉴스' 채널을 만들 방침이다. 향후 2025년까지 어린이 채널 CBBC를 비롯 BBC Four 및 라디오 4 엑스트라를 포함한 기존 채널도 폐쇄한다. 이 채널이 제공하던 서비스는 온라인으로만 제공될 예정이다..
그동안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온 BBC는 연간 수입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5억 파운드(약 8억원)가량을 지출에서 삭감하거나 재분배할 계획이다. 또한 총인원의 약 6%에 해당하는 1000개 규모의 일자리도 없앤다.
앞서 나딘 도리스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2027년을 끝으로 BBC의 수신료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영국 정부는 앞으로 2년 동안 BBC 수신료를 가구당 159파운드(약 25만원)로 동결하는 안을 확정했다.
BBC 수신료는 BBC TV, 라디오, 홈페이지, 팟캐스트, 자체 콘텐츠 제공 플랫폼인 아이플레이어, 앱 등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에 지불하는 금액이며 운영자금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중요한 수익원이다.
BBC 수신료 수익은 지난 4년간 약 8% 감소해 37억5000만 파운드(약 6조원)로 집계됐다. 주간조선에 따르면 BBC 시청료를 내는 가구는 2011~2012년 2522만가구에서 2017~2018년 2583만가구로 늘었다가 2020~2021년에는 2483만가구로 줄어든 상태라고 5월 16일 보도했다. 거의 100만가구가 2년 만에 줄어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2011~2012년에 비해 2021년 수입이 31%가 줄었다는 계산이다.
이번에 합의한 수신료대로면 2027년 적자 규모가 4억8100만 달러(약 6038억원)에 이를 것으로 런던 전문 조사기관 엔더스 어낼리시스는 전망했다.
팀 데이비 BBC 사장은 "공공 서비스와 콘텐츠는 모두를 위해 무료로 제공되지만, 이 싸움은 매우 치열하고 수반되는 위험은 크다"며 "우리는 더 빠르게 진화하고 언론 시장의 거대한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