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첫 수보회의 일성은 "참모들, 구두밑창 닳아야"

취임 후 첫 수보회의 "물가가 제일 문제…핵실험 얘기 등 안보상황도 만만찮아"

추경 통한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조속 지원 당부... "통합, 우리가 매일 하는 일"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참모들의) 구두 밑창이 닳도록 (일)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실실 5층 회의실에서 첫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방 저 방 다니며 다른 분야 업무 하는 사람들하고 끊임없이, 그야말로 정말 구두 밑창이 닳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각 수석비서관 업무가 법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다함께 공유하는 것이고 같은 관점에서 자기 분야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이 아닌 ‘상생(相生)의 정신’으로 국정운영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문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국정 현안에 대해선 먼저 경제 위기를 언급하면서 ‘물가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며 "제일 문제가 물가이고, 어려운 경제상황이 정권이 교체된다고 잠시 쉬어주는 것도 아니고, 국민들은 늘 허리가 휘는 민생고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에 관한 각종 지표를 면밀하게 챙겨 물가상승의 원인과 원인에 따른 억제대책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며 "에너지 가격 등 다 올라서 지금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 속 물가상승 현상)으로 산업경쟁력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으로 다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도발 등 안보 위기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지금 안보 상황도 만만치 않다. 외국에서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실험 재개 이야기도 나오고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보뿐만 아니라 국정의 다른 부분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세밀하게 모니터를 하고 준비를 해달라"고 참모진에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토대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추경 편성에 대해서도 대선 공약임을 언급한 뒤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신속한 보상지원이 안 되면 이분들이 복지수급 대상자로 전락할 위험이 굉장히 높다"고 우려를 나타낸 뒤, "그 자체가 향후 국가재정에 부담이 되기에 빨리 재정을 당겨서 가능한 한 조기 집행해서 회생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적극 재정도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정부 출범한 직후에 제가 하겠다고 약속드렸고,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다"면서 "나도 기재부로부터 보고는 취임 전에 받았습니다만 하여튼 이게 국무회의를 통해 빨리 국회로 이 안이 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10일) 취임사에서 ‘자유’, ‘성장’ 이런 얘기하고 ‘통합’ 얘기를 안 했다고 보도내용을 언급한 뒤, "국민 통합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라면서 “헌법이라고 하는 것이 소위 국민이 하나로 통합되기 위한 규범이 아니겠나. 그리고 우리의 민주주의 정치 과정이라는 것 자체가 매일매일 국민 통합의 과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좌파 우파가 없고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이 따로 없는 것이고, 국민이 다함께 잘 살려고 하면 어제도 얘기했지만 우리가 기본 가치는 서로 공유하고 함께 가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헌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본 가치를 저는 자유에 설정한 것"이라면서 "우리의 복지, 교육, 약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 이런 것들이 다 자유 시민으로서의 우리 연대를 강화해야 된다는 책무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인식을 해야 된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이것이 자유의 양보가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복지와 공정한 분배라고 하는 것을 사람들은 자유와 충돌하고 자유의 양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자유가 양보되면 거기는 독재가 존재하는 것이거나 강력한 공권력에 의해서 가는 그게 아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자유인들의 연대의식, 자발적 참여, 세금을 내도 이것은 나의 책무라는 개념으로 내고, 또 여러 가지 봉사활동도 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나는 그런 생각에서 이 통합의 기준과 방향에 대해서 어제 내가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