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MB사면, 찬성 의견도 많다"... 퇴임전 사면 단행(?)

25일 靑 출입기자단 초청행사-29일 국민청원 답변 등에서 MB 사면 언급

'아직은 원론적' 발언에 다양한 해석... 文 "사법 정의·국민 공감대 잘 살펴 판단"

임기 10여일 앞두고 '고뇌의 시간'임 토로... 하지만 가능성 시사한 것 해석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말 특별사면을 단행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대상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의 마지막 답변자로 직접 나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반대한다'는 청원에 답하면서 "찬성하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종교계와 정치권을 포함해 각계각층에서 이 전 대통령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한 사면건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찬반 여론이 뚜렷한 이 전 대통령의 사면문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사면 반대' 청원과 관련 "청원인은 정치부패범죄에 대한 관용 없는 처벌의 필요성과 함께 아직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면서도 "아직은 원론적으로 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청원인과 같은 의견을 가진 국민들이 많다. 반면에 국민화합과 통합을 위해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도 많다"며 "사법 정의와 국민 공감대를 잘 살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퇴임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지난 5년간 국민청원에 큰 관심을 보내준 국민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마지막 청원만큼은 직접 답하겠다는 뜻을 보였지만 이날 사면 관련 발언은 그간의 고뇌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찬·반 국민 의견을 거론하면서 '찬성의견도 많다'며 ‘국민 공감대를 잘 살펴 판단하겠다’고 언급한 점은 사실상 사면 가능성을 열어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청와대 출입기자단 초청행사 자리에서도 임기말 마지막 특별사면을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특권은 결코 아니다"라며 "각계의 요청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들의 지지 또는 공감대 여부가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판단 기준이라고 생각한다"고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면은 사법정의와 부딪힐 수 있어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만 행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분들에 대한 사면이 사법정의를 보완할지, 혹은 부딪힐 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국민들 몫"이라고 국민들의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오늘은 이렇게 원론적으로 답변드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올 들어 청와대에는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경제단체 등을 중심으로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석기 전 의원 등 정치인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 그리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사면해 줄 것을 요청하는 건의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들은 '부처님 오신날(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종교계를 포함 각계에서 동반사면 요청에 대해 일단은 여론 추이를 지켜보면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사면은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