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24일 전격 유예된 업무보고 29일 오후 진행... 박 장관 제외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행사로 인한 檢 독립성·중립성 훼손 지적에 공감
다만 수사지휘권 폐지와 관련해 명시적인 찬반 입장을 표명하진 않아
공소장 국회 불제출 개정·형사사건공개 금지 규정 개정 검토 등에 공감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주영환 법무부 기조실장이 참석자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수위사진기자단 제공]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는 29일 오후 5시45분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법무부 업무보고를 마친 뒤 보도자료를 통해 "법무부는 큰틀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며, 새 정부 출범 이후 법령 제·개정 과정에서 공약 이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우선 법무부는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관한 수사지휘권 폐지와 관련해선 명시적인 찬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고, 다만 법무부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로 인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논란이 발생한 것에 공감했다.
또한 새 정부 출범 후 수사지휘권 폐지를 위한 입법 지원, 장관의 지휘권 행사 요건과 관련한 훈령 제정 방안, 새로 취임한 장관이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방법 등 공약 이행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소장 국회 불제출과 관련해선 인수위는 폐지를 포함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법무부는 재논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와 함께 대검과 다시 내부 기준의 재정립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당시 법무부 훈령으로 만들어진 형사사건공개 금지 규정에 대해서는, 인수위는 형사사건공개 금지 규정을 폐지하거나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법무부는 지적을 유념하여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의 독립예산편성과 관련해선 법무부는 명시적인 찬반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독립예산편성을 위해서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인수위는 이미 검찰의 독립예산편성에 관한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어 대통령령인 직제 규정 개정만으로 충분히 독립예산편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에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법률개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새 정부 출범 이후 인수위의 입장에 따른 직제규정 개정 방안 등을 포함하여 공약 이행을 위한 법령 개정 작업을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검경 책임수사 시스템 정비와 관련해선 장관은 직접 수사 확대에 반대하였으나, 법무부는 핑퐁식 사건처리, 수사지연, 이첩으로 인한 책임회피, 부실수사 논란 등 각종 문제점에 공감하고 현행 수사시스템에 대한 수정과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법무부의 입장 표명은 검찰의 직접 수사 확대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박 장관과는 결이 다른 입장인 셈이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정무사법행정분과 이용호 간사 및 유상범·박순애 위원, 전문·실무위원, 대검찰청 기획조정실장, 검찰국장, 교정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당초 법무부 업무보고는 지난 24일 오전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들이 직전에 업무보고를 연기 통보하면서 순연됐다. 박 장관이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인수위의 검찰 공약에 대한 반대 입장 표명에 따른 항의성 거부였다.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이날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어제 기자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인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 예산편성권 부여, 검찰의 직접 수사 확대 등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했다"며 업무보고를 거부했다.
정무사법행정분과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서 40여일 후에 정권교체로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인수위원들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또한 "검찰청법 제8조에 규정된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한다는 공약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려는 대통령 당선인의 철학과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