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전 장관 부산시장 불출마 선언에 민주당 당혹스런 분위기... 인재난 심화
金 "제 정치적 역할에 대한 고뇌 때문... 대선 기간 내내 번민의 시간 가져"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직업적 정치인의 길 더 이상 걷고 싶지 않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계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선거 불출마도 분명히 했다. 지난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지지를 호소하는 김 전 장관［사진=김영춘 홈페이지 갈무리］
6·1 지방선거 부산시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김영춘 전 장관이 정계 은퇴 선언과 함께 부산시장 불출마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현재 부산시장 선거 민주당 후보로 김 전 장관을 빼고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민주당의 인재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3선 의원 출신인 김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정치를 그만둔다"라며 정계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아울러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근본적으로 저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고뇌 때문"이라고 지방선거 불출마도 천명했다.
그러면서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직업적 정치인의 길을 더 이상 걷고 싶지는 않다"며 "그래서 다른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했다"고 정계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 오래 정치를 해온 개인의 문제로 바라봐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한 뒤, "이제 정치인의 생활을 청산하고 국민 속으로 돌아가려 한다. 오랜 기간 과분한 평가로 일하도록 만들어주신 서울과 부산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3.9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해선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느낀 우선적인 소감"이라며 "이제 민주주의, 통일, 기득권 타파 등 거대담론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정치의 시대가 되었다. 국민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고 일상의 행복이다. 그걸 더 잘해줄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그렇지 못한 집권당에게 응징투표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저는 2011년에 부산으로 귀향해서 일당 독점의 정치풍토 개혁과 추락하는 부산의 부활에 목표를 두고 노력해왔다. 부산의 변화가 전국의 변화를 견인한다고 믿었다"며 "그 목표는 절반쯤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아직도 기울어진 운동장이긴 하지만 이제는 국힘당 후보라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방심은 곤란한 지역이 되었으니까"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제게 선거의 유불리는 고려요소가 아니었다. 작년 보궐선거에서는 오거돈 전 시장이 저질러놓은 사고의 수습과 대선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제가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작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유를 설명했다. 패배할 줄 알면서도 출마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해명인 셈이다.
김 전 장관은 향후 계획에 대해선 "아직 에너지가 남아있을 때 세상에 되돌려드리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국민의 행복 증진과 나라의 좋은 발전을 위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려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놀랍도록 빨리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공부하면서 젊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도 찾아보겠다"고 덧붙여 후학 양성의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지난 10일 밤 자신의 블로그에 '패군의 일원으로 밤을 세우고'라는 글을 올려 "나라의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맞이하는 아침이다. 이 패배는 부동산 문제 등 우리의 오류에 대한 많은 국민의 분노로부터 촉발된 것이므로 겸허한 자성으로 받아들여야만 한다"며 "민주당은 그런 반성과 쇄신을 통해 지방선거와 총선을 징검다리로 5년 후 권토중래해야한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당선자께도 축하 인사 드린다. 아울러 거센 정권심판론에도 불구하고 0.8%의 신승 밖에 거두지 못한 민심의 흐름을 잘 헤아리시기 바란다"며 "권력의 무분별한 행사를 삼가하면서 자신의 공약이라도 세상의 발전 방향에 맞는것인지 다시 한 번 잘 따져 실행하시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유유상종은 최소화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인재 등용이 가장 중요한 통치의 덕목일 것"이라면서 "협력이니 국민통합이니 하는 공자 말씀이 아니라 이런 몇 가지만 잘 실천해도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위하여 부디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시기를 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