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광장 박재만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제공)
합병을 하면서 합병법인의 포합주식(합병법인이 소유하는 피합병법인의 주식)과 피합병법인의 자기주식에 대해 합병신주를 과소 배정하는 경우, 포합주식과 피합병법인의 자기주식에 과소배정 된 합병신주 만큼 합병법인의 주주에게 이익이 분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인이 합병을 하는 경우 합병법인과 피합병법인의 가치를 공정하게 평가하여 합병비율을 산정해야 하며, 만약 특수관계자인 법인간에 불공정한 비율로 합병하여 주주인 법인이 특수관계자인 다른 주주에게 이익을 분여 하는 경우 조세의 부담을 부당히 감소시킨 것으로 보아 부당행위계산 부인규정이 적용된다(법인세법 제52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 제8호).
그리고 상증세법 제38조 제1항 역시 특수관계자인 법인의 합병으로 인하여 합병당사법인의 대주주가 일정한 이익을 받은 경우에는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 세법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이 합병을 하면서 주주에게 이익을 분여 하는 경우, 그 이익 상당액에 대하여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때 특수관계 있는 법인간에 합병을 하면서 포합주식과 피합병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에 대해서도 합병신주를 배정하는 경우, 분여 되는 이익을 어떻게 계산할지가 문제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2021. 9. 30. 선고 2017두66244 판결, 이하 '대상 판결')은 "포합주식이나 피합병법인의 자기주식에 대해 합병신주를 배정한 경우에도 일반적인 주주들에게 합병신주를 배정한 경우와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분여 되는 이익을 계산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상 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A법인(합병법인)의 지분은 甲(丙의 아들), 乙(丙배우자)이 전부 보유하고 있고, B법인(피합병법인)의 지분은 丙, A법인, 자기주식으로 구성된 상태에서 A법인의 주식가치를 과대평가하고 B법인의 주식가치를 과소평가하는 합병비율로 합병이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 원고는 ① 포합주식에 대해 합병신주를 배정하는 경우에도 상증세법 시행령 제28조에 따라 증여이익을 계산하게 되면 증여이익이 과대평가 되고, ② 포합주식과 피합병법인의 자기주식은 甲과 乙이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이므로, 포합주식과 피합병법인의 자기주식으로부터 이익을 분여 받은 것은 결국 자기가 자기에게 이익을 증여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증여세나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실무상 합병을 함에 있어 포합주식에 대해서 합병신주를 배정하는 경우와 배정하지 않는 경우가 모두 존재하는바, 원고의 ① 주장은 이러한 점을 지적하여, 포합주식에 대해 합병신주를 배정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달리 취급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점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상 판결은 "이 사건 포합주식에 대하여 합병신주를 배정받아 이를 자기주식으로 상당한 기간 보유한 이상, 이에 대하여 합병신주를 배정받지 않거나 합병신주를 배정받아 합병과 동시에 이를 소각한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고, 그러한 자기주식에도 양도성과 자산성이 있어 이를 다른 주주들이 소유한 주식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고의 ② 주장은, 경제적 실질을 보면 甲과 乙이 A법인(합병법인)을 완전 소유하고 있으므로 형식상 A법인이 보유한 포합주식이나 B법인(피합병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으로부터 甲과 乙에게 이익이 분여되더라도, 이는 결국 甲과 乙이 자기 자신에게 증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이에 대해서도 "법인의 주주가 그 지분 범위 내에서 해당 법인의 자산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더라도 그 자산 자체를 주주가 소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포합주식 등을 다른 주주들이 소유한 주식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태도는 경제적 실질이나 포합주식에 대해서 합병신주를 발행하거나 발행하지 않는 실무상 관행 등을 고려하지 않고, 법률상 문언에 따라 증여이익 등을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나 상증세법 시행령 제28조는 모두 그 이익을 계산함에 있어 포합주식에 배정된 합병신주에 대해 별다른 예외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이를 달리 취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자기주식의 자산성과 양도성을 고려할 때 이를 다른 일반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동일하게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대상판결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간에 불공정한 비율로 합병을 하면서 포합주식이나 피합병법인이 보유하는 자기주식에 대하여 합병신주를 과소배정한 경우에 분여되는 이익을 계산하는 방법에 대한 입장을 밝힌 사례로서 의의가 있다. 또한 대상판결의 태도에 따라 향후 합병실무를 함에 있어 포함주식에 대한 합병신주 배정 여부를 결정할 때에 잠재적인 세무리스크를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다만, 대상 판결은 A법인이 포합주식에 대해 합병신주를 배정받은 후 상당기간(약 2년 3개월) 동안 보유했기 때문에 이를 포합주식에 대해 합병신주를 배정받지 않은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는바, 이때 상당기간의 의미에 대해 다툼이 존재할 수 있다.
일단 불공정 비율로 합병을 한 이상 포합주식에 대해 합병신주를 배정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증여이익은 발생하는 것이나, 그 증여이익의 크기는 달라지기 때문에 향후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과세관청 및 판결의 태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7두66244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