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영향으로 역외채권 이자 지급에 어려움 겪고 있어"
"7억 달러 규모의 이자, 오는 16일 만기"
"러시아, 디폴트를 서방 제재의 보복으로 쓸 수 있어"
"서방이 목을 조르는 데 왜 이자를 주려고 하겠는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제재 영향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되레 이를 의도적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CNN에 따르면 JP모건 경제분석가들은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는 러시아 정부의 경화채권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6310억 달러에 이르는 보유외환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 가운데 4000억 뉴욕·런던·베를린·파리·도쿄 등 해외 금융기관에 예치돼 제재를 받고 있어 러시아가 실제로 현금으로 쥐고 있는 액수는 12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분석가들은 "미국의 러시아 제재, 러시아의 외국인 투자자 배팅 및 이자지급 유예, 스위프트 퇴출 등 영향으로 러시아가 역외채권 이자를 지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 등 제재가 러시아의 이자지급에 영향을 줄 것이며 보유외환 절반은 제재의 영향을 받고 나머지는 금으로 현금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했다.
스위프트란 원활한 국제무역을 위한 암호화메시지시스템이다. 스위프트를 이용하면 외국 은행 간 결제를 추가 확인 없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만약 이를 이용하지 못하면 수많은 결제를 확인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해 외국 간 거래가 힘들다.
JP모건은 러시아의 첫 번째 역외채권 이자 만기일이 오는 16일이며 규모는 7억 달러라고 전했다. 역외채권 이자는 30일의 유예기간을 가지고 있어 채무불이행 시점을 4월 15일로 늦출 수 있다.
러시아는 400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가지고 있다. 이는 러시아 경제 규모에서 작은 규모나 지급 시기를 놓치면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지난주 대표적 신용평가사인 S&P, 무디스, 피치 등 이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투자위험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서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에 보복하기 위해 '의도적인' 채무불이행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외국 대출자에게 손실을 입히기 위해 채무불이행을 쓸 수 있다"며 "러시아가 외채 상환을 금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게 무리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외국인 투자자 배팅 및 이자지급 유예를 금지하고 있으며 외국인이 가진 러시아 자산에 대해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헤지펀드 매니저 카일 배스는 CNN과 통화에서 "푸틴은 100% 확률로 채무불이행으로 갈 것"이라며 "서방이 그의 목을 조르고 있는데 왜 이자를 주려고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