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마지막 TV토론서, 李-尹 '대장동' 격돌... 막판 주도권 싸움

정책 중심 토론 이어지다 마지막 '대장동 몸통' 공방... "마지막 호소"

복지 정책... 尹·安 '선별 복지' 대 李 '보편 복지', 沈 "증세 계획 밝혀야"

성인지 예산 공방, 尹 "예산 일부 삭감해 북핵 등 안보 사용"... 沈 "놀랍다"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놓고, 李 "왜 일관성 없냐?" 대 "尹 "일관되게 주장"

대선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윤석열 대선후보가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마지막 법정 TV토론회에서 정책 중심의 토론을 이어가다 마지막 주도권 토론에서 결국 '대장동 몸통' 의혹을 놓고 대격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이날 사회 분야 토론에서 복지, 증세, 여성, 저출산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정책 토론을 벌이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주도권 토론에서 윤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 형님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을 집요하게 공격하며 '거짓말의 달인'이라고 하는 등 인신공격성 공방을 펼치자 이 후보도 이에 응수하며 서로 얼굴을 붉히며 큰소리가 오가는 등 정면충돌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덮었던 증거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라며 "녹취록에서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은 이재명 게이트라고 했고, 이 후보는 대장동 사업에서 자기는 1천억만 챙기면 된다고 했다는 녹취록도 공개됐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며 "이런 후보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를 이야기하고 노동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나라 비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가볍게 보는 처사"라고 직격했다.

그러자 이 후보도 "벌써 몇 번째 우려먹는 건지 모르겠는데 국민의 삶을 놓고 계속 이러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대선이 끝난 이후에도 반드시 특검에 동의하고,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을 지자"라고 수차례 윤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윤 후보는 "이것 보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대선이 국민(초등)학교 반장선거인가. 정확히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검찰이) 덮지 않았나"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이 후보가 연거푸 "특검에 동의하느냐"고 물었고, 윤 후보는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죠"라며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특검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이 후보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라며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 후보는 또한 "똑같은 사람(김만배)이 '윤석열 후보는 내 카드 하나면 죽는다'고 했고 '구속되면 죽는다' '돈 많이 받았다'고 했다"라며 "이런 것은 인용을 안 하고 왜 저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발언은 그렇게 하느냐. 검사를 그렇게 해왔나"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이에 "그 얘기는 제가 중앙지검장 때 법관 수사를 많이 해서 혹시 법원에 가면 죽는다는 것"이라며 앞서 언급한 내용을 재차 강조한 뒤, "국민이 다 알고 있고 수사를 덮어서 여기까지 왔으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가 "그러면 김만배한테 '더는 도와줄 수 없다'는 이야기는 뭐였느냐"라고 따져 물었고, 윤 후보는 "질문을 하지 말고 제가 질문한 것에 명확히 답하라"고 일축했다.

이 후보가 "국민 여러분 한번 보십시오. 누가 진짜 몸통인지"라고 재차 공세를 취하자, 윤 후보는 "거짓말에 워낙 달인이다 보니 못하는 말씀이 없다"고 응수하며 두 사람 사이에는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앞서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여자친구와 어머니를 살해한 조카를 변호한 것을 따지며 이 후보를 몰아세웠다. 윤 후보는 "흉악범을 심신미약이라고 변호했다"며 "여성인권을 이렇게 무참히 짓밟으며서 페미니즘 운운하나"라고 질타했다.

이 후보는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범죄를 변호하는 일이어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해도 부족함이 있었다. 피해자 여러분께 사죄 말씀 드린다"라면서도 "페미니즘과 이것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 증세 논란... 尹·安 '보편적 복지 반대' 대 李 '경제 활성화 위한 것'

대선후보들은 모두 총론 '복지 확대 찬성'이었지만 각론에서는 이합집산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재명식 기본소득과 전국민재난지원금'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고, 이 후보는 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우선 윤 후보는 우리나라가 초저성장 기조로 증세가 경제에 큰 타격을 주므로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이 후보의)기본소득 같은 보편적 복지를 평등으로 하면 1년에 100만원 만해도 50조다. (여기에)탄소세·국토보유세 등 증세를 하게 되면 성장 지연을 초래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써야 할 복지에 대해서는 지출 구조조정을 하거나 경기 부양성 예산, 한시적 예산을 줄일 수 있으면 줄여야 한다"며 "자연 세수 증가가 연간 27조원이 되는데 그런 것을 합치면 266조원이 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5차 재난지원금 당시 정부가 하위 88%까지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재명 후보가 반발해 나머지 12%까지 채웠다"라며 키 차이가 있는 세 사람의 야구장 관람 사례를 들어 이 후보의 보편적 복지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야구장에서 키가 다른 사람들이 야구를 보려고 하는데 산술적인 평균적으로 똑같은 발판 혜택을 주면 키가 작은 사람, 재정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야구를 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국민재난지원금이 국민들의 경제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한 셈이다.

이 후보는 "재난지원금은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으로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면서 "담장 자체를 낮추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증세 논란과 관련해선 심 후보가 이 후보의 '무증세 주장' 발언을 따졌다. 심 후보는 "코로나 극복을 해야 하고 불평등을 극복하는 등 복지 계획에 돈을 많이 써야 하는데 증세 계획이 없다면 국가 채무로 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퍼주기 비판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코로나 때도 돈을 버는 분들에게 고통 분담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증세에 대한 입장을 이재명 후보에게 요구했다. 이 후보는 "증세 자체를 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심 후보는 이에 "코로나 때도 돈을 버는 분들에게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증세를 말하는 저를 좌파라고 하고 어려운 시기에 국가채무로만 하겠다는 것도 지지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 沈 "곤란하면 사회적 합의?" 대 李 "명백하면 합의 필요없어"

여성 정책을 두고도 대선후보들의 공방은 치열했다. 먼저 심 후보의 여성 정책인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두고 심 후보와 이 후보 간 공방이 오갔다.

심 후보가 "(이 후보의) 공약집에 차별금지법도 없고 비동의 강간죄도 찾아볼 수 없다. 차별금지법이 공약이냐"라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응수했다.

이에 심 후보가 "공약에 없는데 하겠느냐. 공약에 있는 것도 용두사미로 하는 판"이라고 따지자 "공개적으로 수차례 확인해왔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비동의 강간죄에 대한 견해를 물었고 이 후보는 "신중하게 생각해야한다"고 답했다.

심 후보가 "부동의냐"라고 채근하자 이 후보는 "쉽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회적 합의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고 밝혔고 이에 심 후보는 "사회적 합의라는 말을 많이 한다. 곤란한 것은 사회적 합의"라고 지적했고, 이 후보는 "명백하면 합의가 필요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윤 후보는 페미니즘에 대해 "휴머니즘의 하나"라며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그런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말했고, 이 후보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이를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며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심 후보 역시 "윤 후보가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일부라고 하는 놀라운 말씀을 들었다"라며 이 후보 발언에 가세했다.

성인지 예산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겨냥해 "성인지 예산이 30조원인데 이거 일부만 떼면 '북핵 개발·핵위협'으로 막을 수 있는 무기를 살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라며 "성인지 예산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생각을 하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성인지 예산이라고 하는 것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이런 예산들 중에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차원으로 만들어 놓은 그런 예산들"이라며 "(공무원들이)성과지표를 좀 과장도 하고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니 지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예산들이라고 봤다. 거기서 조금만 지출 구조조정을 해도 대공방어망을 구축하는 데 쓸 수 있다는 얘기"라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성인지 예산은 여성을 위한 예산으로 특별히 있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고, 심 후보도 "아직도 윤 후보가 성인지 예산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그러면서 "(성인지 예산)이를 삭감해서 국방비로 쓴다는 것은 황당하다"라며 "여성 정책을 곁에서 코멘트 해주는 사람이 이준석 대표 말고는 없나"라고 꼬집었고, 윤 후보는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발끈했다. ◆ 沈, 故김용균 산재 '맹공'... "민주당, 180석 가지고도 아무 것도 안해"

심 후보는 지난 2018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의 산재사망 사건을 '위험의 외주화'로 규정하며 "180석 가지고 아무것도 안 했다"고 이 후보와 민주당을 몰아붙였다.

심 후보는 "민주당은 생명안전 업무는 정규직으로 직고용하겠다는 공약을 냈다"면서 "그런데 지금까지 김용균의 친구 6천561명 중 단 한 명도 정규직화 된 사람이 없다. 죽음 앞에서 한 약속인데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이 후보와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굽은 왼팔을 염두에 둔 듯 "저도 산재 환자이기도 하고 장애인이기도 하다"며 심 후보에게 "가능하면 차기에 통합정부를 만들어 직접 같이 해보시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180석 가지고도 아무것도 안 한 그런 정당이 선거 때마다 공약만 재탕 삼탕 하는데 국민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은 좀 다르다"며 문재인 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심 후보는 재차 구채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해 두 후보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심 후보는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문제를 포함해 그동안 민주당 정권이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의 안전은 조금도 나아진 게 없다"고 거듭 민주당 정권을 질타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서도 "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는데 50인 미만 (사업장)은 유예되고 5인 미만은 제외됐다"며 "대기업이나 5인 미만 사업장이나 사람 목숨은 똑같은데 이렇게 차별을 두는 것이 윤 후보 공정의 기준으로 볼 때 타당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윤 후보는 "심상정 후보 말씀은 가슴으로는 와 닿는데 현실에서는 좀 따져봐야 한다"며 "저는 검사 시절에도 산재 사건에 대해서 아주 엄정하게 수사해서 귀책을 물었고 형사책임을 추궁했다"고 했다.

이어 "(고)김용균 사건은 제가 검찰총장으로서 서산지청을 지휘해 13명이 기소되게 수사를 철저하게 시키고 처리했다"면서 "제가 사직하고 나와서 재판은 챙겨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재판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은 좀 안타깝지만 저는 현직에 있을 때도 이런 산재 사건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철저하게 책임 추궁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李·尹, 300만원 중소상공인 재난지원금 놓고 공방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재난지원금을 놓고서도 공방을 펼쳤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정부에서 300만원씩 지원하겠다고 할 때 예산을 다른 예산에서 잘라서 해라 이렇게 방해를 하다가 결국은 국회에서 찬성을 했는데, 처음에는 300만 원 지급하니까 매표 행위라고 비난을 하다가, 그다음에 ‘우리가 300만원 마련했다’라고 문자를 보내고, 나중에는 ‘1천만원, 내가 당선되면 지원하겠다’ 이렇게 말했는데 진심은 어떤 거냐?"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작년부터 민주당에서 손실보상 없는 손실보상법을 날치기 한 직후부터 50조의 재원을 마련해서 정부의 방역 정책으로 손실을 본 자업업자·소상인들에 대해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해야 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나 민주당에서는 작년 내내 실질 손실에 대한 피해보상 얘기는 안하고, 계속 전국민 재난지원금 말만 하다가, 금년 들어와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50조를 만들어서 제가 한 공약을 모방하더니 결국은 그것도 추경으로 올리지 못하고, 14조 원으로, 아니 그걸 왜 예결위에서 날치기를 했냐"고 되받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할 수 없이 사각지대 노인분들에 대한 3조 지원을 보강해서 일단 17조로 본회의에서 합의 통과시켰다"며 "재난지원금은 정부의 시혜를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공공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의 재산권 행사의 손실을 본 분들에 대해 헌법상의 권리로서 보상을 해드려야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질문은 그게 아니다"라며 "처음에는 방해를 하다가 나중에는 비난을 하다가 자기가 했다고 하다가, 나중에 천만원 지원하겠다고 하는 것이 일관성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재난지원금에 대해 당선될 경우 50조원의 추경이나 긴급재정명령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확보해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은 민생을 골자로 한 정책 토론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막판 주도권 토론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나오는 아름답지 못한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두 후보는 그간 대장동 의혹을 놓고 '장군멍군식' 공방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날 토론은 대선이 임박해짐에 서로 우위에 서려는 의도를 드러내며 상대방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모습까지 보여 시청하는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