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등 세계 7대 통신사 합동 서면 인터뷰... "사회적 활동도 구상도 안 해"
임기 5년 최고 장면은 '능라도 연설'... 아쉬운 대목은 '하노이 노딜'“ 소회
"대선 결과가 남북정상회담을 갖기에 부적절한 상횡 될 수는 있을 것" 논란 예고
임기내 종전선언 희망하면서도 "임기내 이루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수 있어"
서높은 국정지지율엔 "사심없이 국정 전념, 국민이 평가해줘"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연합뉴스, AP, AFP 등 국내외 7대 통신사와 합동으로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퇴임 후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며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지난 1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WEF특별연설을 하는 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지난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이후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며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 발언과 맥을 같이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솔직히 퇴임 후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퇴임 후 거주할 양산 사저 공사가 거의 다 되어가는 데도 뉴스에 보도된 사진으로만 봤지, 한 번도 현장에 가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처럼 방북 특사와 같은 역할을 요청받으면 수용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그때 가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해 일말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에 진력했던 만큼 향후 자신의 역할이 있다면 이를 마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고 연합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년에 대한 간략한 소회도 내놨다. 임기 중 최고의 장면으로는 2018년 9월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뤄진 '능라도 연설'을 꼽았고, 반대로 가장 아쉬운 대목은 '하노이 노딜'을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지난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틀째 일정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5·1 능라도 경기장을 찾아 집단체조를 관람한 뒤 15만 관중 앞에서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고 70여년을 헤어져 살았다"며 "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고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 사상 최초로 평양 능라도에 모인 15만 평양시민들 앞에서 연설한 것은 남북관계에서 최고의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하노이 노딜’을 꼽은 이유에 대해서는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공했다면,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임기내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다가온 선거 시기와 선거의 결과가 남북정상회담을 갖기에 부적절한 상황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만약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해 집권하게 되면 향후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물건너감은 물론 향후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돼, 야당의 '선거개입' 반발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상회담의 선결 조건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화 의지가 있다면 대면이든 화상이든 방식이 중요하지 않다.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남은 임기 중이라도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미 간에는 북한에 제시할 문안까지 의견 일치를 이룬 상태이고, 중국도 종전선언을 지지하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만나지 못하는 동안에도 필요한 소통을 해왔다"고 거듭 임기내 종전선언 합의를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정부 임기 내에 종전선언을 이루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잇달은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선 "만약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는 데까지 나아간다면 한반도는 순식간에 5년 전의 전쟁 위기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끈질긴 대화와 외교를 통해 이런 위기를 막는 것이야말로 관련국들의 정치지도자들이 반드시 함께해내야 할 역할"이라며 이전 상태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말 국정운영 지지율이 40%대를 넘고 있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은 점에 대해선 "정부가 사심 없이 국정에 전념한 점을 국민들께서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감사하게 여긴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