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광장의 김재우 회계사. (사진 = 법무법인 광장 제공)
부가가치세의 납세지는 원칙적으로 각 사업장의 소재지로 하고(부가가치세법 제6조), 사업자는 사업장마다 사업개시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사업장 관할 세무서장에게 사업자등록을 신청하여야 한다(부가가치세법 제8조).
즉, 부가가치세는 과세표준과 세액의 신고 및 납부, 사업자등록, 세금계산서의 발급 및 제출, 각종의 기타 조세협력의무 등이 모두 사업장단위로 이루어지는데 이를 "사업장별 과세 원칙"이라 한다.
이때, 부가가치세법에서는 둘 이상의 사업장을 가진 경우 "사업장별 과세 원칙"의 예외로 부가가치세액의 납부를 주된 사업장이 수행하도록 하거나(주사업장 총괄납부)(부가가치세법 제51조), 부가가치세액의 납부를 포함한 신고까지 사업자단위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나(사업자단위과세)(부가가치세법 제6조 및 제8조), 납세자가 관할 세무서장에게 이를 등록하지 않은 이상 사업장 별로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주사업장 총괄납부 또는 사업자단위과세가 적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계약·법률상 당사자는 본점 사업장이 되고 실제 용역이 수행된 장소는 지점 소재지에 해당하나, 용역수행 시점에 지점 명의의 사업자등록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면, 동 용역에 대해 지점 명의 세금계산서를 발급 받은 경우에도 이를 적법한 세금계산서로 인정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 대법원 판결(이하 "대상판결")이 나왔다.
대상판결의 사안을 살펴보면, 원고는 2000. 4. 10. 본점 주소지를 사업장으로 하여 사업자등록 하였고, 2015. 12. 7. 용인시 물류센터를 지점 사업장 소재지로 하는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거래처인 A사로부터 물류대행용역을 제공 받았는데, 원고와 A사는 물류센터에서의 물류대행 수수료율을 인상하여 2015. 6. 1.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물류대행추가약정을 체결하고, 원고는 A사로부터 2015. 6. 1.부터 2015. 11. 30.까지 발생한 물류대행수수료의 정산차액을 청구 받았다.
이때, 원고는 '공급받는 자'를 용인사업장으로 한 세금계산서를 수령하였는데, 과세관청은 해당 정산차액은 용인사업장이 아닌 본점사업장이 제공받은 용역에 대한 수수료에 해당한다는 점을 근거로 원고가 수령한 세금계산서를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매입세액 불공제 및 가산세의 부과대상으로 판단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거래처인 A사로부터 실제 용역을 제공 받았기 때문에 납세의무자인 원고 기준으로 볼 때 이 사건 세금계산서가 재화나 용역의 공급이 없는 허위·가공의 세금계산서라거나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볼 수 없고, 세금계산서 필요적 기재사항의 하나인 ‘공급받는 자’를 착오 또는 과실로 잘못 기재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주요 주장으로 제시하였다.
이에 대상판결은 "본점이 제공받은 용역에 대해 지점 명의로 세금계산서 발급받은 것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데, 그 주된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부가가치세는 사업장별 과세의 원칙을 취하고 있으므로 각 사업장은 과세상 독립된 장소적 단위로서 실질적인 과세단위가 된다. ② 거래처 A사와 물류대행서비스계약을 체결하고 2015. 6. 1.부터 2015. 11. 30.까지 용역을 공급받은 자는 원고 본점사업장이라 할 것이고, 정산차액과 관련한 용역을 공급받지 아니한 원고의 용인사업장은 동 수수료에 관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을 수 없는 것이다. ③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용역을 공급받지 아니한 용인사업장의 사업자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용인사업장에 발급되었고, 원고는 이 사건 세금계산서를 본점이 아닌 용인사업장을 관할하는 용인세무서에 용인사업장 부가가치세 신고 시 제출하였는바, 이를 두고 단순히 사업장 표시를 잘못 기재한 ‘필수적 기재사항의 오류’라고 볼 수 없다.
한편, 최근 대법원에서는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사업을 영위하지 아니하는 타인의 명의를 빌린 사업자가 어느 사업장에 대하여 그 타인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되 온전히 자신의 계산과 책임으로 사업을 영위하며 부가가치세를 신고ㆍ납부하는 경우와 같이 그 명칭이나 상호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장이 온전히 실제 사업자의 사업장으로 특정될 수 있는 경우 그 명의인의 등록번호는 곧 실제 사업자의 등록번호로 기능하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등록번호가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로 기재된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9.08.30 선고, 2016두62726 판결).
그런데, 해당 판결의 경우 명의대여 형식을 취하였으나, 계약·법률상 실제 용역을 공급 받은 사업장 소재지의 사업자등록번호로 세금계산서를 수수한 사안이기 때문에, 대상판결과 같이 용역의 공급 장소만 지점 소재지에 해당하고 이를 공급 받은 계약·법률상 거래의 당사자는 본점사업장에 해당하는 경우까지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부가가치세법의 "사업장별 과세 원칙"에 대하여, "용역을 공급 받는 자는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원인에 의하여 역무 등을 제공받는 사업장을 의미함"(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두4896 판결), "부가가치세는 사업장 과세의 원칙에 따라 사업장마다 납부하여야 하고 원칙적으로 각 사업장 소재지가 납세지가 되며 각 사업장은 과세상 독립된 장소적 단위가 됨"(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두23170 판결) 등 기존 법원의 입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대상판결을 통해 재차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 2021.10.28. 선고 2021두39447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