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UAE 공공 전문병원 방문
의사 54명, 간호사 44명 등 한국 인력 131명 근무 중... 현지인 포함 총 780여명
교민 등 보험체계 어려움 호소... 文대통령 "제도적 개선방안 강구" 주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을 방문해 간담회를 가진 뒤 한국 의료진,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병원은 UAE 정부가 설립한 246병상의 공공병원으로 지난 2014년 UAE 대통령실로부터 위탁을 받아 서울대병원이 병원의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의료서비스 제공 뿐 아니라 병원정보시스템 구축 등 전반적인 병원 운영을 수행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여기에는 임원 3명, 의사 54명, 간호사 44명, 약무·보건 21명, 사무기술 9명 등 한국 인력 131명이 파견돼 일하고 있으며, 현지 인력 포함 시 총 780여명이 근무 중이다. 특히 2020년에는 UAE 의료혁신상에서 '가장 혁신적 병원'에 선정됐다.
이는 국내 병원의 해외 대형 3차 의료기관 위탁운영 첫 번째 사례로, 우리나라의 의료기술, 진료 프로세스, 의료인력, 병원관리의 우수성을 해외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장에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과 서창석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장으로부터 병원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전문병원을 돌아본 뒤 한국 의료진 및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머나먼 만리타향,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이런 나라에서 국위를 선양하며 수고해 준 것에 대해 감사도 드리고 싶고, 또 격려도 드리고 싶어서 방문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요즘 우리나라가 여러 면에서 세계 10위권 정도 수준이 된다. 의료분야에서도 UAE 왕립병원인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을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받고, 이어 쿠웨이트 왕립병원까지도 위탁 운영하게 됐다. 우리가 여기까지 발전한 것에 굉장히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우리가 의료수준은 세계 어디에 나가도 손색없는 아주 당당한 경지로 올라섰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UAE에서 한국에 와서 진료받고 돌아가는 환자수가 4천 명이 넘었을 정도로 서울대병원이 일으키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UAE에서 서울대병원의 성공으로 여러 국가에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참여 요청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는 우리 의료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그 나라 의료의 질도 높여 주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언어와 문화가 달라 소통에 어려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왕립병원들을 위탁운영 맡긴다는 것은 서울대병원의 의료수준에 대한 높은 신뢰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한국과 UAE 간에 그만큼 아주 높은 신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국제적인 보건의료 협력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여러모로 보건의료 분야 협력이 확대될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기적으로 생각하더라도 바이오의약품이라든지 의료기기, 심지어는 피부연고를 비롯해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그만큼 우리가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그런 여건들을 제공해 주시는 셈이어서 여러분은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여 주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도 아주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감사함을 나타냈다.
아울러 "한국과 UAE 간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굳건하게 민간 외교 역할도 하고 있다. 여러모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앞서 환영사에서 "서울대병원은 한-UAE 보건의료 협력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원장은 "2015년 미국, 영국, 독일 등 의료 선진국과 경쟁할 때만 해도 한국이 병원을 할 수 있을까라는 주변의 우려와 의구심이 컸다"면서 "지금은 전국에서 방문하고 싶은 병원이 되었을 뿐 아니라, 주변 국가의 환자들도 찾기 시작한 서울대학교병원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2015년 개원 이래 외래환자와 수술 건수 면에서 6배나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그리고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성과는 의료진의 피땀 어린 노력과 더불어 정부가 보여준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서창석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SKSH)장도 병원 위탁운영 현황을 보고한 자리에서 "병원 설립 당시 서울대병원은 미국·영국·독일 등의 유수의 대학병원과 경쟁해 UAE 대통령비서실로부터 최종 위탁운영 기관으로 선정돼 2014년 8월부터 5년간 운영권을 맡게 됐다"며 "첫 5년의 1기 운영 기간의 성과를 정부로부터 높게 평가받아 2019년 8월 서울대학교병원은 성공적으로 2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동일하게 2024년 8월까지 5년간의 계약과 함께 2020년 2월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병원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의료의 우수함을 인정받았다"며 "이후 전문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확고히 해나가며 한국 의료의 우수함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7년간 우리 병원의 총 누적예산은 1조520여억 원이었으며, UAE 정부가 전액 부담했다"면서 "서울대학교병원은 본 병원의 위탁운영 대가로 500여억 원의 외화 수익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7년간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도 양국 간 포괄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도록 대한민국 의료 영토 확장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가한 박민정 소화내과 의사(인사본부장)는 "서울대병원이 처음에 경쟁상대로 삼은 것은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 메이요 클리닉, 존스홉킨스 병원 등"이라며 "UAE 현지에서 서울대병원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과 보건복지부·보건산업진흥원·서울대학교의 적극적인 지지라고 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성공 요인으로 한국 의사들의 뛰어난 기술과 손재주, 멀티태스킹, 지역 의료진의 적극적인 협조의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본부장은 "UAE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서울대병원을 이용하고 싶어도 보험체계 등 어려움이 많다"면서 개선 방안을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교민과 주재원이 현지 병원을 이용하려면 언어 등 어려움이 있는데, 급할 때 서울대병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험체계 등 제도적인 개선 방안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권은옥 간호본부장은 "소속 간호사들 국적이 16개국 이상이고 언어와 문화적 배경이 다르지만, 이를 극복하고 서울대병원의 우수한 간호를 세계에 전달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수현 진단검사실장은 "2014년부터 7년 넘게 파견근무를 했다"면서 "정착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UAE 최고의 진단검사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뿌듯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일웅 부원장은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얼마나 선진적인지 UAE 서울대병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 의료산업이 발전하고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우리 의료가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의료진들이 성심성의껏 진료한다는 것"이라면서 의료진과 관계자들을 노고를 치하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