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T가 법령에 따라 신탁한 공동임대주택은 재산세 감면 안 돼

대법원은 "기업형 임대사업자의 지위를 겸유하고 있는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가 부동산투자회사법령에 따라 부동산을 자산보관기관에 위탁한 경우 세법에서 정한 '직접 사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위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 등에 관한 100% 감면 규정은 적용할 수 없다"라고 판결하였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서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3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것으로 자기관리 부동산투자회사,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 및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가 규정되어 있다.

부동산투자회사를 통상 RE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라고 한다.

부동산투자회사 중에 자기관리 부동산투자회사는 임직원을 상근으로 두고 부동산의 투자 및 운용을 수행할 수 있다.

반면,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는 자신의 임직원을 둘 수 없고, 자산의 투자 및 운용을 자산관리회사에 위탁하여야 한다. 이 둘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부동산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법적 구조를 제공하기 위한 명목상의 회사이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세법에서는 자기관리 부동산투자회사에는 특별한 조세특례를 주고 있지 않으나,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해서는 사실상 법인세 부담이 없도록 하는 등의 조세특례를 주고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것은 세법에서 정한 감면요건 중 하나인 '직접 사용'과 관련된 것이다. 재산세 또는 취득세의 감면과 관련하여 세법이 특정한 부동산을 감면사업 등에 직접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세법은 구 민간임대주택법에 따른 기업형임대주택 사업자가 임대 목적에 직접사용하는 특정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재산세를 면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한편 부동산투자회사법은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는 자신의 명의로 부동산을 소유할 수 없고, 자산보관회사에 위탁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을 소유하는 자는 자산보관회사인 신탁업자이고, 감면사업인 기업형임대주택 사업자는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가 된다.

이 경우에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의 자산보관기관이 해당 부동산을 감면사업에 직접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원심에서는 '직접 사용'의 의미를 합목적적으로 관계 법령과 조화롭게 해석하여 비록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가 신탁으로 인하여 부동산의 법적 소유자는 아니지만 '직접 사용'의 요건은 충족한다고 보았다.

그렇지만 대법원에서는 '직접 사용'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였다. 세법의 '직접 사용'의 의미를 문언과 다르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감면요건 규정에 별도의 '직접 사용'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부동산을 자산보관기관에 위탁한 것은 '직접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는 관련 법령에 따라 자산보관기관에 부동산을 위탁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자산보관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게 된다. 그러므로 위 과태료 부과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는 부동산을 자산보관기관에 신탁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하여 부동산의 법적 소유권을 지니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기업형 임대사업은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가 실제 영위한다. 이 경우에도 세법상 '직접 사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재산세 감면을 배제하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

그러므로 지특법상 '직접 사용' 요건을 좁게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조세공평의 원칙에 반할 위험이 있고, 원심과 같이 더 넓게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대법원 판결에 아쉬움이 남는다.

나아가, 위 사례 외 세법상 '직접 사용'과 관련하여 '직접 사용'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다. 이 사건 판결의 취지에 비추어 이는 입법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생겼다. 그 방법은 '직접 사용'을 요건으로 하는 세법 규정에 '직접 사용'으로 인정될 수 있는 내용을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대법원 2021. 9. 9. 선고 2021두3455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