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준석 '회동 결렬'… 李 '루비콘강' 건너가

김종인 만난 이준석 "김 위원장과 상황 공유 정도해... 특별히 제안한 건 없어"

金 "이준석 복귀 별 의미 없어... 당대표로서 대선 승리 이끌 책무 있어"

李 "선대위 변화 포함, 이길 수 있는 방향 변화 필요... 尹 안 만난다" 재확인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31일 오찬 회동을 했으나 기존 입장만 재확인한 채 결국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선후보와의 만남도 거부해 내홍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김 총괄선대위원장이 이 대표와 회동하면서 윤 후보와 이 대표 갈등을 긍정적으로 봉합하는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 대표의 SNS에 밝힌 바대로 '선대위 복귀 없음' 입장이 단호했다.

김 위원장는 이날 마포의 한 식당에서 이 대표와 1시간30분가량 오찬을 함께 한 뒤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이야기할 게 뭐가 있었겠냐"면서 "내가 보기엔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를 설득했느냐'고 묻자 "이 대표가 선대위에 돌아오고 안 돌아오고는 별로 의미가 없다"며 "이 대표는 당 대표니까, 당 대표로서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다. 그 역할을 할 것"이고 기존 발언을 되풀이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함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어떤 구체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 묻는 말에는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면 되는 거지 다른 게 뭐가 있나"라고 말을 아꼈다. 선대위 개편과 관련한 질문에는 "그런 얘기는 더 이상 안 하겠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특기할 만한 입장 변화는 없고, 김 위원장과 상황 공유 정도 했다"며 "김 위원장을 너무 자주 뵙기 때문에 특별히 제안한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대위에 복귀할 생각도 없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해체 요구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사퇴한 이후로 일관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선대위의 변화를 포함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그게 제 복귀의 전제 조건도 아닐 뿐더러 조건부로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후보를 향해 '매머드 선대위‘의 쇄신을 넘어선 전면 해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은 선대위 개편이나 인적 쇄신 없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사태 수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후보와 만날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는 이 대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자신이 '윤 후보와 신뢰 문제'로 선대위에서 발을 뺀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충북을 1박 2일로 방문 중인 윤 후보는 단양 구인사를 방문하기 전 김 위원장과 이 대표 두 사람의 회동과 관련, "오늘 오찬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김 위원장께서 좋은 말씀을 해주시지 않겠나"라며 "저는 이것을 갈등이라 보지 않는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저와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의 이 대표가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내면 얼마든지 시너지를 갖고 선거 캠페인을 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다소 긍정적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