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격리기간 10일→5일로 단축
使, “과학적 근거에 따른 옳은 선택” 환영
勞, “검사도 제대로 않고 출근하라니” 강하게 반발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5번가에서 시민들이 성탄절을 맞아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 NYT>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격리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5일로 단축하라고 권고한 것을 놓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가 일할 사람이 없어 구인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에게는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코로나19에 확진된 직원들이 검사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업무에 복귀하게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CDC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감염자라도 증상이 없다면 5일간 격리한 뒤 마스크를 착용하고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에 대해서도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맞은 사람이라면 격리하지 않고 10일이상 마스크만 착용하면 된다.
백신 미접종자와 접종 완료 후 6개월이 지난 사람은 확진자와 접촉 후 5일간 격리한 뒤 추가로 5일간 마스크를 착용하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고, 격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격리 기간을 거치지 않고 10일간 마스크를 착용하면 된다고 완화된 지침을 내놓았다.
CDC는 “코로나19의 전염이 통상 초기 단계인 증상 발현 이전 1~2일과 이후 2~3일 안에 발생한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됨에 따라 격리 기간을 5일로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미국 뉴어크 국제공항 도착 게이트. 미국은 인력난으로 성탄절 연휴 기간 수천 편의 항공편이 취소되며 경제에 타격을 입었다. <사진 NYT>
미 항공운송협회(Airlines for America)는 성명에서 “항공 산업의 인력은 여행 및 화물 공급망의 운영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이번 CDC의 조치에 대해 “과학적 지표에 근거한 옳은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CDC에 이미 격리 기간을 줄여달라고 요청해왔던 델타항공은 27일 CDC의 권고사항이 나오자마자 이를 회사 규정으로 채택했다. 델타항공은 성명을 통해 “새로 발표된 정부 지침으로 고객의 여행 복귀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더 유연하게 일정을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주요 식료품 체인과 제조업체가 회원으로 가입된 식품산업협회(FIA)는 개정된 지침이 업계가 노동력 부족을 “책임 있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 산업 무역 그룹인 전국소매협회(NRF)의 최고 행정 책임자인 스테파니 마츠는 이러한 변화를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5만여 명의 승무원 노조인 항공승무원협회(AFA)는 증상이 없고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직원들이 복귀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승무원 노조의 국제 회장인 사라 넬슨은 “이미 유급 병가가 없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직원들에게 유급 병가를 주지 않거나, 병가에 출근하게 하거나 이를 어길 시 징계를 받도록 압력을 가하는 기업은 소속 근로자뿐만 아니라 고객들을 실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크립스 리서치 분자의학 교수인 에릭 토플 박사는 CDC의 새 격리 지침에서 격리 중단 전 검사를 받도록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코로나19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떻게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고 이런 정책이 시행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더 심각한 유행으로 번지기 전에 최소한 음성 결과라도 보장받아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이번 지침은 과학에 위배되며 사람마다 바이러스에서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현재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임금을 10% 올리고 외국인 임시 취업 비자도 대폭 확대하며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각종 제한 조치가 추가되고 직원들마저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아예 문을 닫는 곳도 생겨나는 등 미국 경제에 치명적인 악재가 겹치고 있다.
<제공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