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두환 경제성과' 발언에...중진 정성호·이상민 "부적절"

李후보 돌출발언에 민주당 당혹감과 함께 불만 터져나와...'매타버스' 전면 재검토

'7인회 좌장' 정성호 "할 필요가 없는 말 했다...표현이 좀 부적절" 쓴소리

미스터 쓴소리 이상민 "표심 좌우할 거라 생각했다면 국민 민도 너무 무시한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전두환 경제성과' 발언을 두고 정성호 의원(4선)과 이상민 의원(5선) 등 당내 중진들의 비판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후보의 돌출발언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15일 이 후보의 '전두환 공과 과, 경제성과' 발언에 대해 "할 필요가 없는 말을 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후보 측근그룹 '7인회'의 좌장인 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 나와 진행자가 ‘이재명 후보가 전두환 씨는 공과 과가 있다. 경제성과가 있다는 얘기를 한 점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런 표현은 좀 부적절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다만 후보자가 말한 취지는 굉장히 보수적인 문제“라며 ”지역이라든가 이념, 진영을 넘어서 국민들을 통합해야 된다, 이런 측면들을 강조하려고 예를 들었던 것 같은데, 전두환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이미 내란음모죄의 수괴로서 사법적 판단을 받았고 국민들을 학살한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지 않나? 공을 논할 자격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경제가 좋았다고 하는데 그건 전 대통령의 공이 아니다"라며 "국제적인 상황이 좋았기 때문에 경제상황이 좋았던 거다. 저는 전두환 대통령이 경제에 공이 있었다는 평가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다만 후보는 경상도, 영남 출신인 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얘기하게 된 것은 어쨌든 100%는 없으니까 진용과 지역 논리를 뛰어넘어서 하나가 되자, 이런 취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좀 포용적인 의미를, 포용적인 그런 느낌을 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적절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거듭 비판적 입장임을 밝혔다.

‘전두환 경제성과’라는 발언이 그 명제도 적절치 않고 정무적으로도 조금 적절하지 않았던 발언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행자가 이에 '선대위 차원에서 애초에 논의하고 했던 멘트는 아니었던 거냐'라고 묻자 그는 "현장에서 후보가 우리 국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였고. 현장 말씀을 다 준비할 수는 없는 거 아니겠냐"라고 답해 이 후보의 돌출발언이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당내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저는 그런 발언 때문에 우리 지지층들이 지지를 철회하거나 그런 거는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어쨌든 대선이라고 하는 중대한 국면이기 때문에 대규모 언론이나 국민들도 야권에서 공격할 때는 거두절미하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표현 하나하나를 후보가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조심을 당부했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상민 의원(5선)도 이날 이 후보의 '전두환 경제성과' 발언에 대해 "표를 얻고자 그 지역 가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인데, 그 표를 아무리 얻는 데 목적이 있다 할지라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표도 얻을 수가 없다, 오히려 표를 잃게 된다"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전두환 씨에 대해서 공과를 따지면서 공은 어떻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너무나 국민적 인식 또는 가치 기준하고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제가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그 경제 성과라는 것도 평가하기에 따라서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는데 그거에 대한 논의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표피적으로 드러난 것만 따져서 어떻다, 뭐 그러니까 공도 있다 이렇게 얘기하면 국민들께서 생각하실 때는 얼마나 황당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공로를 인정한 부분, 즉 우클릭 중심으로 가면서 득표행위를 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선 이 의원은 "그런 전략이, 그 지역 주민들이 그런 발언 때문에 또 그런 입장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한테 갈 표가 우리 당 후보한테 올 거고 또 이렇게 표심이 그거 때문에 좌우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늘날 국민의 민도를 너무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국민들은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그런 정도에 이르렀다. 정치인들보다도 더 수준이 높다. 많은 정보도 갖고 계시고"라며 "어쩌면 이거를 지역주의를 더 부추기는 것일 수도 있다. 호남 가서는 호남에 어쩌구 저쩌구 말씀하시고 또 대구 가서는 어쩌구 저쩌구 하고. 그런데 그것이 너무 지역주의에 편중되어 있는 얘기를 하면 결국 우리가 사그라드는 지역주의를 오히려 부추기는 것 아니겠나"라고 꾸짖기도 했다.

당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이 후보가 주말마다 전국을 돌던 '매타버스'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것도 코로나 창궐이라는 외형적 이유보다는 이같은 내부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이 후보가 '매터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당과 사전 협의하지 않은 일방적 내용까지 공약으로 내놓고 있고, 돌출발언이 이어지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이 후보의 '독주'에 강한 우려와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