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폴란드·슬로바키아 정상들과 정상회담에서 '원전 협력' 강조
文 "韓,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안전성으로 40여 년간 원전 건설·운영"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 바르케르트 바자르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한-비세그라드 그룹(V4.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공동 언론 발표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 제2차 한-비세그라드 그룹(V4) 정상회의후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가 체코 두코바니 지역 신규원전 사업과 관련 "한국이 입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40여 년간 원전을 건설·운영해 온 바 있다. 한국의 전문성과 체코의 제조 기술력이 결합한다면 호혜적 성과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바비시 총리가 "한국은 (원전 관련) 훌륭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또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원전 건설을 성공한 만큼, 우리와도 진지한 논의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한 점에 대해 우리 기업의 진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최근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인프라, 방산 분야를 비롯해 원전 등으로도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며 폴란드 신규 원전 참여를 희망했다.
양 정상은 폴란드 신규 원전 사업과 관련해 산업부 장관이 폴란드를 방문해 논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에두아르드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수교 30주년을 앞둔 양국 협력이 방산과 인프라, 원전 등으로 확장되어 더욱더 굳건한 관계를 맺기를 희망한다"고 원전 관련 협력을 언급했다.
헤게르 총리는 "자동차, 특히 전기자동차, 미래산업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이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R&D 분야에 있어 슬로바키아 대학이 한국과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한국-헝가리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이 공동언론발표에서 "원전 에너지 사용 없이는 탄소중립이 불가하다는 것이 양국의 공동 의향"이라고 언급하면서 다소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 내 원전 비중 축소를 포함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헝가리 대통령이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원전 에너지 사용의 불가피성에 양국 정상이 공감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아데르 대통령이 ‘한국과 동일하게 태양열 에너지 기반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강화’을 언급하는 등 문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과 맥을 같이 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탈원전을 기본으로 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문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원전과 관련된 발언을 전혀 내놓지 않았다. 다만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탄소중립을 이루기까지 원전의 역할이 계속되지만, 이와 별개로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전을 폐쇄하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와 수소 에너지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대통령이 '원전 역할'에 대해 거론하긴 했으나 전체 발언의 취지는 이제까지 정부가 유지해 온 에너지 전환정책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연합은 전했다.
이에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는 국내에선 원전 사업을 사장시키고 우수 인재는 전부 해외로 유출하며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다"며 "바다만 입장이 건너면 달라진다"고 비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를 국빈 방문한 기간 동안 동유럽 4개국 협의체 국가(V4, 비세그라드 그룹)와 신북방정책을 위한 또다른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철저하게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특히 지난 3일(현지시간) ‘한-V4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V4와 전기차 배터리, 신산업, 인프라 세 가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세일즈 회교를 펼쳤다.
문 대통령은 V4 정상들과의 정상회담 일정을 마지막으로 7박 9일간의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치고 부다페스트 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