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자진사퇴 입장 밝혀...與 갈등 봉합 수순 밟아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의 교감 후 하루 만에 거취 표명...논란 일단락 될 듯

20일 SNS 통해 "경기관광공사 사장 근무 무리...직원에 폐 끼치고 싶지 않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던 맛 컬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논란 끝에 자진사퇴로 거취를 확정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인사와 관련된 이번 논란도 이로 인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황교익씨는 20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 자리를 내놓겠다"며 "소모적 논쟁을 하며 공사 사장으로 근무를 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로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의 말을 대산 전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황교익씨는 문재인정부 탄생에 기여한 분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승리에 여러모로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마음이 많이 상했으리라 생각한다"며 "정치인들을 대신해 원로인 내가(이해찬이) 대신 위로를 드리겠다. 너그럽게 마음 푸시고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앞으로도 늘 함께 해 주리라 믿는다"고 위로했다.

황씨는 이 전 대표와 직접 통화를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메시지와 같은 내용으로 이 전 대표가 황씨에게 자진 사퇴를 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이날 오후 한겨레와 통화에서 "다음 주까지 거취를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의 결정에는 단 하루만 필요했다.

황씨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간 갈등이 갈수록 커지면서 여권 전체로 번질 우려가 나온 가운데 이 전 대표가 봉합에 나선 셈이다.

황씨는 이날 SNS에서 "저의 전문성과 경영능력은 인사추천위원회 위원들로부터 이미 검증을 받았고 최종으로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도의회 의원들의 선택을 받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일하고 싶었다"며 "그런데, 국회의원 등 중앙의 정치인들이 경기도민의 권리에 간섭을 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신나게 일할 생각이었다"면서도 "그러나 도저히 그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중앙의 정치인들이 만든 소란 때문으로 이미 경기관광공사 직원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듯하다"며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자진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자신이 이 전 대표 등에 도를 넘는 수준의 말을 한 데 대해선 "제 인격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적 막말을 했다. 정중히 사과를 드린다"며 "그럼에도 이해찬 전 대표가 저를 위로해줬다. 고맙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적 의견이 달라도 상대의 인격과 권리를 침해하면 안 된다"면서 "한국 정치판은 네거티브라는 정치적 야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게 대권 주자 여러분은 정책 토론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황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사실이 알려지자 이낙연 캠프 인사가 그의 친일 문제를 지적하는 등 논란이 커졌다. 황씨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극렬 문파들은 사람을 죽이려고 덤비는 악마들", "이낙연의 정치 생명을 끊겠다"고 하는 등 이 후보를 맹공격했다.

내부 논란이 커지면서 정세균 전 총리 등 당 경선 주자들은 황씨의 자진 사퇴 혹은 이 지사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황씨가 이날 자진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은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논란의 당사자인 이낙연 전 대표도 전날 황씨에 대한 '친일 프레임'을 꺼낸 것은 지나쳤다고 간접적으로 사과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중소벤처기업 발전전략 발표 후 '이낙연 캠프가 친일 프레임을 내건 데 대한 황교육 내정자의 사과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저희 캠프의 책임있는 분이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