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들어 모든 권력 靑에 집중...각 부처 책임권한제 안돼"
"與, 청와대 출장소로 불려, 대통령 눈치만 봐...삼권분립 훼손"
"대통령, 모든 일 직접 수행 또는 간섭 안 돼...지휘자 역할해야"
"역대 대통령 명예롭지 못한 일 겪어...과거사에 자유로운 제가 불려나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에서 참석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 전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자로 나서 "문재인 정부 들어 모든 권력이 청와대로 집중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문재인 정부는 모든 권력을 청와대로 집중해 명실상부 '청와대 정부'라는 말을 만들었다"며 "청와대가 모든 것을 쥐고 권력을 행사하니까 각 부처가 제대로 주어진 권한과 책임 하에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현 정부가 삼권분립의 기본 원리도 훼손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검찰을 껍데기만 남기는 일도 있었다"며 "입법과 사법부 관계에서도 견제와 균형, 삼권분립 원리를 심하게 훼손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여당은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불린지 오래"라며 "여당 의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대통령의 눈치만 보는 일이 허다하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과연 이런 국회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들어 청문회 기능을 무력화한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역대 어느 정부보다 청문회에서 동의하지 않은 분들을 국무위원으로 임명했다. 그냥 대통령 마음대로 나라를 이끌고 국회를 경시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직격했다.
최 전 원장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행정 부처가 헌법과 법률 하에 주어진 권한을 충분히 행사하고, 자기 책임 아래 일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모든 일을 직접 수행하거나 간섭해선 안 된다. 여러 악기가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지휘자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40%대를 오가며 '조기 레임덕' 현상이 없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현 정부 40%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다고 하지만 바닥 민심은 과연 그럴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역대 대통령은) 국정 수행에서의 어려움, 지지도가 낮아지는 문제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퇴진 후에 명예롭지 못한 일들 많이 겪으셨다"며 "측근 자녀 포함한 친인척 구속되거나 처벌, 대통령 본인이 수감되는 안타까운 현상도 우리 많이 봐왔다"고 언급했다.
또한 "대통령의 실패, 이것은 영향이 당사자에게만 미치는 것은 아니고 국민과 직결되는 일"이라며 "그러한 일들은 지지자들 간에 정치세력간 극단적인 대립 갈등을 낳았고 그다음 취임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앞에 쌓인 국가의 난제를 해결하기도 급한데, 과거 부담에 엮여서 국정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 많이 봐왔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라며 "어떻게 갈등을 종식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치 경험은 없지만, 이런 분열과 갈등을 초래했던 과거사로부터 자유로운 제가 불려나온 것이 아닌가"라고 언급, 자신이 차기대통령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내각제 관련 질문엔 "내각제 논의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계속됐다"며 "이 부분은 무엇보다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헌법대로 국정을 운영해보고 그래도 안 된다면 개헌을 논의해도 되지 않겠나“라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정권교체가 아닌 개헌이 정치적 중점 이슈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권 후보로서 국정 주요 이슈인 노동개혁과 연금개혁에 대한 로드맵을 갖고 있냐는 질문엔 "연금 문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시스템이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며 ”굉장히 어려운 과제이고, 대통령 혼자 결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국민연금과 다른 이야기이지만 공무원 연금은 일정부분 개선해야 한다“면서 ”최대한 노력하면서 동의를 얻어내겠다"고 답했다.
최 전 원장은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선 "방역은 과학적 근거에 의거해 국민들이 설득되고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이 정부의 대책을 보면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하는 것인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방역대책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인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방역대책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선 충분히 검토가 안됐기 때문에 조금 더 연구하고 말씀드리겠다. 캠프에서 전문가들과 상의 중에 있다"고 말을 아꼈다.
최 전 원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론에 대해선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방편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은 뒤, "기본소득은 실현 가능하지 않으며, 당장 필요한 시스템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부정평가를 내렸다.
지난 6일 최재형 캠프 측이 최 후보의 조부에 대한 친일파 의혹 보도에 대한 해명 과정에서 흥남에서 농업계장을 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친도 친일파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친일파' 논란을 야기한 데 이어 또다시 청와대 만기친람(萬機親覽)을 비판하며 거듭 날을 세운 셈이다.
지난 4일 오후 온라인 대선 출마 선언식을 통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고 밝힌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으로서 현 정권의 일이라도 검은 것은 검다 하고, 흰 것은 희다 했다. 아무리 중요한 대통령의 공약이라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집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지켰다"고 문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한 마디에, 오로지 이념과 정치적 목적에 따라 국가의 근간 정책이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정치적 목적을 위한 매표성 정책으로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보았다"며 "권력의 단맛에 취한 지금의 정권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른 직무 수행에 벽이 됐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