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한반도 비핵화', 핵우산과 무관…北도 이해해“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 한미정상회담 현안보고...'조선반도 비핵지대화' 해명

"北 '비핵지대화 개념,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사실상 소멸"

"남과 북의 '비핵화 개념은 사실상 동일...北, 이후 비핵지대화 사용 않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가 '미국의 핵우산 철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한미정상회담 현안보고에 출석해 '미국의 핵우산 등도 비핵화 협상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느냐'는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의 질의에 "주한미군 주둔 문제나 핵우산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상관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이는)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라며 "그동안 북측에도 분명히 이야기를 했고 북한도 충분히 이해하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 장관의 입장 표명은 지난 25일 한미정상회담 성과 브리핑때 "북한의 비핵지대화와 우리의 비핵화 개념에 차이가 없다"고 한 발언을 사실상 철회한 셈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소위 비핵지대화라는 개념은 지난 1991년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하며 사실상 소멸됐다고 본다"며 "북한과 우리가 말하는 비핵화의 개념은 사실상 똑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가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와는 달리 북한의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는 주한미군 철수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개념 상 오해가 발생할 경우 한미동맹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음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문제의 발언을 철회할 의향이 없느냐는 조 의원의 질의에 "30년 전 북한이 주장했던 비핵지대화 개념은 소멸했다"며 "(1992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 이후 북한도 비핵지대화라는 용어를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해당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서는 "기자가 먼저 해당 표현을 썼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우리와 북한의 (비핵화) 개념이 사실상 같다는 의미였다"고 거듭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항상 한반도의 비핵화, 그들의 표현에 의하면 '조선반도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계속 써왔다"고 부연설명하며 논란 확산에 부심했다. 

1992년 2월 19일 발효된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은 "남과 북은 한반도를 비핵화함으로써 핵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우리나라의 평화와 평화 통일에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며,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고 명시했다.

또 남과 북은 선언문에서 1항에서 '남과 북은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 사용을 하지 아니한다'고 했고, 2항에서는 '남과 북은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한다'고 했다.

3항에서는 '남과 북은 핵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보유하지 아니한다'고, 4항에선 '남과 북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하여 상대측이 선정하고 쌍방이 합의하는 대상들에 대하여 남북 핵통제 공동 위원회가 규정하는 절차와 방법으로 사찰을 실시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남과 북은 이 공동선언 이행을 위햐 발표된 후 1개월 안에 남북 핵통제 공동위원회 구성·운영과 공동선언이 각기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그 문본을 교환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한다고도 합의했다.

정 장관은 "미국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정의를 이보다 더 어떻게 정확하게 규정할 수 있느냐고 미국을 계속 설득했다"며 "미국도 이러한 남북 간 합의에 대한 한반도 비핵화 정의를 수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의 비핵화 개념이 판문점 선언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며 "이어 그해 6월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개념이 북미 간에도 합의가 됐다. 또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핵위협과 핵무기가 없는 평화의 터전'이라는 개념이 새로 나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양국의 목표로 분명히 재확인했다"면서 "더 이상의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