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민주당 부동산 특위에 앞서 부동산 대책 발표
재산세·종부세·양도세 과세기준, 모두 12억원으로 상향 조정
공시가격 상한제 도입 '전년도 5% 이내'...실수요자 대출규제도 완화
민주당 부동산 특위, 내부 조정 과정 중...조만간 발표 예정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부동산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4일 1세대 1주택자들의 재산세 특례 기준, 종합부동산세 감면기준,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모두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당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규제지역 내 서민·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을 할 때 필요한 대출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공시가격은 직전년도의 5% 이내로만 올릴 수 있는 '공시가격 상한제' 도입도 주장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의장 이종배 의원)는 이날 이같은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확정, 공개했다.
정책위에 따르면, 우선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부동산 관련 세금 과세 여부가 결정되는 집값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재산세의 1세대 1주택자 특례기준을 기존 6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했다. 공시가격 급등으로 1주택자 재산세 특례기준인 6억원 초과 주택이 급격히 늘고 있고,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1억원을 넘긴 상황에서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 역시 급변하고 있는 현실에 맞춰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책위의 설명이다.
종부세의 1세대 1주택자 감면기준도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했다. 또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지난해 수준인 90%로 동결하며, 1주택 고령자‧장기보유자 공제율을 최대 90%까지 상향했다.
정책위은 "2009년부터 12년 동안 변함없던 종부세 부과기준을 물가상승률 등 국민 경제수준에 맞게 조정하고, 종부세 세금폭탄으로 고통받는 1주택 실수요자, 특히 고령자·장기보유자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상향 이유를 설명했다.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했다.
정책위는 "실거주 목적의 주택 구입이었다 하더라도 현재 기준으로는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어 거주 이전을 하고 싶어도 부담이 된다"며 "1세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도 바뀐 현실에 맞게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동산 공시가격 인상 상한제를 도입, 직전년도 공시가격의 5% 이내로 제한하기로했다.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부세 등 각종 세금뿐만 아니라 기초연금, 건강보험료 같은 다양한 항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시가격이 급등해 조세 부담이 폭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정책위는 "특히 전국적으로 19% 넘게 오르고(19.05%) 서울은 20%에 육박(19.89%)하는 올해 공시가격부터 바로 적용해 국민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위는 무주택자들을 위한 '내 집 마련' 기회 확대 대책도 이날 발표했다.
우선 서민주택 취득세 면제 일몰기한을 2024년까지 3년 연장하고 청년, 신혼부부 등 생애최초 주택 구입 시 취득세 감면대상을 확대하고 면제기한도 연장했다.
정책위는 취득세 감면 대상의 기준을 소득은 현행 7000만원 이하에서 9000만원 이하로, 주택가격은 수도권 4억원에서 6억원(비수도권 3억원에서 4억원)으로 확대해 서민 무주택자들의 주거 불안과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또한 서민 실수요자들을 위한 '내 집 마련' 대출 규제를 완화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우대비율을 기존 10%p에서 20%p로 확대하고, 소득 기준과 주택가격 기준도 상향했다.
이와 함께 청년‧신혼부부 등 생애최초구입자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기존 40%에서 50%로 완화했다.
아울러 단기적인 주택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오는 6월 1일부터 시행되는 양도세 중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특위에서 재산세 감면 대상 확대에는 내부 공감대를 이룬 반면,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등 다른 세제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 완화 등 금융규제 완화 등에 대한 당 방침을 확정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먼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아 여론 반응이 어떻게 나올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산세 부과기준일인 6월 1일 전까지 재산세 완화 대책을 내야하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내부 조정 과정이 원만하지 않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경제 전문가인 김진표 의원을 부동산 특위 위원장으로 해 특위 진영을 보강했지만 여전히 안개 속이다. 재산세와 부동산 공급은 모두 공감대를 이룬 반면, 종부세나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당내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대표는 전당대회 때부터 'LTV 90%' 등 대출규제 완화와 공시지가 현실화 등을 주장한 바 있고, 새 지도부 출범과 동시에 부동산 특위 위원장에 '보유세 강화·거래세 인하'를 내세워 온 김진표 의원을 내세웠지만 당내 반발이 여전이 강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