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MBC 보도에 격앙 "MB-박근혜 불법사찰 진상 철저히 규명할 것"
金 "국힘, 전형적인 물타기 공세...대법원 판결 이후 사실로 드러나"
국힘 "4월 재보선 개입 공작 정치...朴국정원장, 고의로 정보 흘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전날 MBC <뉴스데스크>의 MB정부 국정원 특명팀 불법사찰 내용 보도에 대해 "불법사찰에 미행, 도청, 해킹이 동원됐다는 어제 MBC의 보도는 천인공노할 내용이었다"고 발끈했다.［사진=연합뉴스TV 방송 갈무리］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MBC <뉴스데스크>의 MB정부 국정원 특명팀 불법사찰 내용 보도에 대해 '천인공노할 내용'이라며 발끈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불법사찰에 미행, 도청, 해킹이 동원됐다는 어제 MBC의 보도는 천인공노할 내용이었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기본권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중대 범죄를 저지른 이명박·박근혜 정부 불법사찰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관련해 "지난 2018년 검찰 수사에선 MB정부 국정원 특명팀이 비자금 자료를 뒤진다면서 이석현 전 의원의 사무실 컴퓨터를 해킹해 실시간으로 들여다본 사실이 드러났다"며 "또한 특명팀 방첩 요원들에게 미행, 감시는 기본으로 한명숙, 박원순, 이종구, 홍종욱 등 대상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고 MBC 보도 내용을 열거했다.
그는 이어 "일반인 피해는 더 심각했다고 한다. 국정원 김모 방첩국장 재판기록에는 친민주당 성향인 기업인 A씨를 미행 감시하고 일일동향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되어있다"면서 "이렇게 특명팀과 정보요원들이 작성한 문건들은 청와대에 보고됐다고 보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연일 '저급한 정치공세', '습관성 정치공작'이라면서 책임회피를 위한 전형적인 물타기 공세를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MB 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은 2017년 10월부터 시민단체 '내놔라 내파일'이 국정원에 사찰성 정보파일 공개를 요구해 시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사찰 피해자 일부가 정보공개 청구소송을 냈고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청구를 받아들여서 국정원에 정보를 공개하도록 판결했다"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정보공개 청구가 잇따라 이뤄지면서 그동안의 의혹이 퍼즐처럼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상황이 이런데도 선거를 빌미로 정치공작 운운하는 것은 방귀 뀐 놈이 성내는 적반하장의 낯부끄러운 행태"라고 국민의힘 측을 꼬집었다.
18대 국회 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석현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바로 그 피해자"라며 "국정원의 불법사찰은 일반인 얘기가 아니고 2018년 원세훈 국정원장 재판받을 때 검찰공소장에 나오는 얘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세훈 사찰했던 사안을 검찰이 조사를 했는데 거기에 내 사무실 도청했던 것까지 나와서 검찰공소장이 있다. 그런 정도로 도청 받았던 것은 확실한 것"이라며 "도청, 계좌열람, 카드사용 내용 조사, 첩보 수집, 전부 다 종합적으로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 국민의힘, 불법사찰 의혹 제기는 4월 보궐선거 개입 위한 '공작 정치' 주장
반면 국민의힘은 MB·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의 불법 사찰 의혹 제기는 여권이 4월 재보궐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공작 정치'를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특히 박지원 국정원장이 특정 언론에 고의로 정보를 흘려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대중(DJ) 정부 때 역대 국정원 사상 가장 조직적으로 불법 도청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국정원은 수십억원을 들여 감청장비를 활용해 여야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 약 1천800명의 통화를 무차별 도청했다"면서 "박지원 원장은 민주당의 하수인인가"라고 힐난했다.
박민식 후보는 2004년 불법도청을 방관한 혐의로 DJ정부의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을 구속기소한 주임 검사였다.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뭐든지 위법사항이 있다면야 엄정하게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처벌도 해야 하겠지만 왜 이런 논란이 꼭 큰 선거를 앞두고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아마 많은 국민들이 그 점에 대해서는 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진전이 어떻게 될 지 또 실체 관계가 어떻게 밝혀질 지 아직 미정인 상태에서 뭐라고 하기 좀 어렵다"면서도 "(사찰문건을) 보고 받았다는 명단에 하필이면 부산에서 가장 유력한 박형준 후보 이름이 들어가 있어서 사실은 더 의심스럽다"고 정치공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MB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전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CBS라디오 방송에서 "옛날 김대중·노무현 정부할 것 없이 국정원의 IO(정보관 또는 조정관)가 있어 각 부처에 출입했다"면서 "IO의 정보보고는 MB정권 때도 물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걸 무슨 불법사찰이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그냥 정치공작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여권에서 당시 박형준 정무수석에 대한 연류 의혹을 제기한 점'에 대해서는 "박(형준) 수석이란 사람은 법에 어긋나는 일은 근처도 안 가는 사람인데 자기 업무도 아니고 또 그런 건 관계할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그런 거 한다고 못 하게 할 사람"이라고 적극 두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