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21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밝혀 "책임감 가져주길 기대해"
"국민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총장 스스로 직 내려놓는 게 옳은 일"
검찰 인사 "밀실 인사 논의 혁파한 것...인사 공식화하고 문서화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임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상당한 비위를 확인한 장관으로서 제가 먼저 사의를 밝히면 윤 총장도 그런 정도의 엄중함과 책임감을 가져주리라 기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사임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상당한 비위를 확인한 장관으로서 제가 먼저 사의를 밝히면 윤 총장도 그런 정도의 엄중함과 책임감을 가져주리라 기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퇴임을 앞두고 지난 2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장관실에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의 표명 과정의 진실이 자발적 사직이냐 경질이냐는 의구심이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추 장관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브리핑을 할 때까지만 해도 검찰개혁 완수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물음엔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이지만, 장관의 지휘와 징계심의의결서에 드러난 일련의 사건들이 총장 자신과 총장 측근, 또는 총장 가족과 관련된 것들"이었다면서 "그러면 관련 수사팀의 수사 독립성 보장과 국민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총장 스스로 직을 내려놓는 게 옳지 않겠는가, 한 것이죠"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기대라고 표현했지만 (윤 총장이) 그 정도의 눈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국민에 대한 예의 아닐까요?"라고 반문했다.
추 장관은 '검찰 간부 인사'와 관련해선 "종전에는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장관 대다수가 총장의 검사 선·후배다보니,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를 하고 인사잡음도 없앴던 것"이라면서 "검사 출신 장관이 검찰개혁을 말할 이유도 없죠. 그런 익숙한 관행 속에 있다가 비검사 출신 장관인 제가 와서 밀실 인사 논의를 혁파한 것이다. 투명성을 위해 협의의 과정도 윤 총장에게 의견을 내도록 공식화하고 이를 문서화해 보관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정권 수사를 막기 위한 인사였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선 "가짜뉴스인 건 잘 아시죠?"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시 인사를 할 때 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수사팀은 유지하라는 인사 원칙을 밝혔고 그 원칙대로 했다"며 "시기적으로도 조국 전 장관 수사는 이미 끝나서 기소된 상황이었고, 울산 사건도 곧 기소가 됐다.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수사도 끝났을 때"라고 덧붙였다.
법무부를 떠나는 소회에 대해선 추 장관은 "취임하고 한 달 정도 됐을 때 이미 6개월가량 지난 느낌이었다. 취임하자마자 검찰 인사를 했고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한 수사와 기소 분리의 화두를 던졌는데, (검찰의) 저항과 반격이 굉장히 셌다"면서 "지금은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개혁의 절대적 필요성에 대해 국민께서 공감해주고 계시다고 느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다만 진통 끝에 공수처도 설치됐지만 검찰개혁 완수를 제가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는 게 아쉽지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권 도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우선 스스로를 보듬어줄 시간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62)이 예정대로라면 이번 주 퇴임한다. 그는 2020년 1월 검찰개혁의 과제를 안고 취임했지만 윤석열 검찰총장(60)과의 잦은 충돌로 임기 내내 뉴스의 중심에 있었다. 감찰권과 수사지휘권을 거듭 발동하고 검찰총장에 대한 초유의 징계를 추진했다.
하지만 윤 총장의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내상을 입었다. 추 장관에게는 검찰개혁의 초석을 놓았다는 긍정적 평가과 함께 재임 기간 동안 윤 총장 찍어내기에만 집중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공존한다고 경향신문을 밝혔다.
앞서 추 장관은 21일 내달 1일자로 평검사 542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사실상 임기 중 마지막 인사다.
법무부는 이날 고검검사급 검사 11명, 일반검사 531명 등 검사 542명에 대한 인사를 내달 1일자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최근 검찰 인사는 고위 간부가 먼저 이뤄진 다음 평검사 인사가 진행됐는데, 이번에는 평검사 인사가 먼저 시작돼 간부급 인사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한 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