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비서실장, 후임 인사 직접 발표...이임 인사도 같이 해
노 "빙동삼척 비일일지한(氷凍三尺 非一日之寒)"..."인내심 가져야"
유영민 "빠른 시일 내 효율 있는 靑 비서실 만들겠다" 포부 밝혀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새 비서실장에 유영민(69)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임명했다. 아울러 민정수석비서관에 신현수(62)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을 임명했다. 집권 막바지 민생,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와 권력기관 개혁을 강력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31일 자신의 후임 비서실장 인사 발표하는 노영민 靑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tv 방송 갈무리)
노영민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자신에 대한 문 대통령의 후임 인사 내용을 발표했다.
노 비서실장은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LG전자, LG CNS 상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포스트 정보통신기술 총괄사장 등 겸임한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과기부 장관 역임했다”면서 “산업·경제·과학계에 풍부한 현장경험과 강한 추진력으로 과기정통부 장관 재직시절 세계 최초로 5세대 상용화와 규제혁신, 4차 산업혁명 기본 토대 구축 등 문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을 선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소통의 리드십을 보유하고 있어 코로나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위한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 4차 산업혁명 선도하는 다양한 국정과제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지난 2007년 참여정부 비서실장에 취임하면서 '흔히 임기 후반부를 하산에 비유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끝없이 위를 향해 오르다가 임기 마지막 날 마침내 멈춰선 정상이 우리가 가야 할 코스다. 임기 1년 대통령에 새로 취임한 각오로 각자 최선을 다하자'고 한 발언을 언급한 뒤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 또한 이와 같은 마음으로 임기 마지막까지 국민 삶의 회복, 대민 도약이라는 국정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무한 책임을 할 각오로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실장은 신현수 신임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풍부한 법조계 경력을 바탕으로 균형감과 온화한 인품, 개혁마인드와 추진력을 겸비해 권력기관 개혁 완성과 민심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12월 공수처법, 검찰청법, 국정원법 등 권력기관 개편을 위한 법률안이 모두 처리되었다”면서 “새해에는 공수처 출범과 자치경찰제 시행, 대공수사권 이관 준비 등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차질 없는 후속조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현수 민정수석은 과거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실 근무로 사법개혁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공유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정원 개혁 작업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권력기관 개혁을 안정적으로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임명 배경을 밝혔다.
노 실장은 임명 배경을 설명한 후 이임 소회를 밝혔다.
그는 우선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편견 없는 합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 역사의 진보에 대한 신뢰, 그리고 이 모든 것에 기반한 미래비전을 가지신 분이었다”면서 “최고의 대통령을 모셨던 지난 2년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빙동삼척 비일일지한(氷凍三尺 非一日之寒) 고사성어를 인용하면서 “3척 두께의 얼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라며 “3척이면 1미터인데 1미터 얼음이 하루의 추위로 만들어진 게 아니듯 하루의 따뜻함으로 녹일 수도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그 뿌리가 깊어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혜를 발휘하여 대응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노 실장은 그간 몇 차례 사임 또는 경질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2년 만에 자리를 떠나게 됐다.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와 민생 경제가 매우 엄중한 때에 부족한 제가 비서실장이라는 중임을 잘 감당할 수 있을지 먼저 참 두렵다”면서도 “그러나 빠른 시일 내에 현안들을 잘 정리하고 속도감 있게 실현력을 높이고 통합과 조정을 통해 생산성 있고 효율 있는 청와대 비서실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바깥에 있는 여러 가지 정수라든지 어려움들을 부지런히 듣고 대통령께 부지런히 전달해서 대통령을 잘 보좌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신현수 신임 민정수석은 “어려운 시기에 소임을 맡게 됐다”면서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임하는 김종호 민정수석은 “코로나 발생 등 엄중한 시기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마땅히 책임지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주어진 시간 길지 않지만 권력기관 개혁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지는 시기에 함께 한 것은 영광이었다. 후속조치까지 차질 없이 완수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이 기업체로부터 시작해 관계 및 정계까지 두루 폭 넓은 경험과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유영민 전 과기부 장관을 새로운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점에 대해서 정치권에서는 집권 후반기, 특히 마지막 해가 되는 2021년 국정 운용의 큰 방향인 '대한민국 대전환'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했다.
특히 한국판 뉴딜 확대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갖춰 '포스트 코로나'와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에 과학기술분야의 중요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또한 권력기관 개혁의 기반을 쌓았던 신현수 민정수석을 통해 검찰 개혁은 물론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후속조치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점도 읽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