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 잘못 아냐...천재지변의 고통을 다른 집단에 전가해선 안돼"
"재난소득 보편지급으로 해결...방법은 선별지급 아닌 보편지급"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소위 '임대료멈춤법'을 추진하고자 하는 데 대해 "임차인의 손실은 임대인에게 전가할 게 아니라 국가재정으로 부담하는 게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이재명 SNS 갈무리)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소위 '임대료멈춤법'을 추진하고자 하는 데 대해 "임차인의 손실은 임대인에게 전가할 게 아니라 국가재정으로 부담하는 게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임차인의 손실, 임대인 전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는 제목을 글을 통해 "지금의 경제위기는 임대인의 잘못이 아니기에, 누구의 잘못도 아닌 책임을 임대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법의 대원칙 중 하나인 '자기책임의 원칙'은 누군가의 잘못으로 인한 손실은 귀책사유자가 부담하는 것이 맞지만, 귀책사유가 없는 한 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라는 게 이 지사의 주장이다.
이 지사는 "임차인의 고통을 못 본 체 하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지금은 천재지변이나 다름없는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위기가 모든 가계에 닥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위기로 인한 고통과 상실감을 공동체의 다른 집단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풀게 해선 안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지금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임대료 멈춤법' 의 주된 내용을 언급한 뒤 "임대료를 받지 못하게 하자는 것은 현실성은 낮고 사회적 분란만 초래할 것이고, 은행에 임대인에 대한 대출이자를 낮추도록 하면 그 부담은 종국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금융약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상가 임대인 중에는 '조물주 위의 건물주'만 있는 게 아니다. 스스로가 소상공인, 자영업자이면서 임대인으로 월세 얼마를 받아 생활을 이어가는 분들도 많다"며 "누구도 아닌 위기이기에 한 건물, 한 동네의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부담하는 것이 공동체 원리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정책의 핵심방향은 경제침체 최소화“라면서 "임차인의 경제손실은 국가재정으로 부담하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그 방법은 이미 효과가 입증된 재난기본소득의 지역화폐 보편지급이 돼야 한다"며 "지금의 역경이 특정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기에, 국가의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SNS 글 (갈무리)
이 지사는 경기도의 사례를 들어 "경기도가 빅데이터 분석업체에 의뢰한 결과, 재난기본소득을 1만원 보편지급하면 그 1만원 이외에도 추가로 8천5백원 이상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소멸성 지역화폐'의 효과를 보기 위해, 경기도만 따로 보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상업시설 제외)에서 77.8%가 집중적으로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이나 보수경제지, 심지어 집권여당 일부에서 자꾸 선별적 핀셋 지원을 얘기한다"며 "이론으로는 매우 훌륭해 보이나 현실적인 효과가 떨어진다는 사실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결과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1차 전국민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된 올해 2분기엔 전년 대비 가계소득이 모든 소득 계층에서 증가하고 전체 가계 소비지출도 전년 대비 2.7%가 상승했지만, 2차 지원금 선별지급 이후엔 하위 50% 가계는 소득이 감소하고 전체 가계 소비지출도 1.4% 감소를 보였다"며 "결국 나랏돈을 아낀다는 논리로 강행된 선별지급이 재정집행의 효율성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예산낭비나 다름없는 정책 실패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보편지급'과 '선별지급' 논란과 관련해서도 "특히 핀셋 지원의 당사자였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께서 오히려 지역화폐를 통한 보편지급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이 분들의 매출을 지원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영업 단축 또는 정지로 매출과 손실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반값 임대료법'과 '임대료 멈춤법' 등 법률 개정안인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발의돼 있지만 여전히 논란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연이어 임차인에 대한 지원 대책을 강구하라는 지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사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또 다른 대치점을 내놓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