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처리 때 가장 큰 명분은 야당의 강력한 비토권이었다"
"야당 비토권 무력화 법 개정 강행...입법부 국회 웃음거리 될 일"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호정, 이은주, 강은미, 장혜영, 배진교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거대 여야가 24일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재가동에 합의하고 오는 25일 추천위원회 4차 회의를 재개한 데 대해, 정의당은 앞서 민주당이 밝힌 '법 개정을 통한 공수처장 선출' 방침을 비판하고 나섰다.
정의당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공수처 설치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4일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재가동 합의후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 갈무리)
지난 18일 추천위원회가 3차 회의까지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장 최종후보 선출에 실패, 결국 활동을 종료했다. 이에 민주당이 후보 선출 실패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리면서 '공수처법 개정 강행'을 통해서라도 공수처 출범을 이달 안에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한 반발인 셈이다.
장혜영 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지난해 공수처법을 처리할 때의 가장 큰 명분이 야당의 강력한 비토권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공수처 설치를 하기도 전에 야당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법 개정을 강행한다면 입법부인 국회가 웃음거리가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최초 준법자는 입법부인 국회여야 한다'는 상식과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공수처법의 허점을 이용해 공수처 설치 자체를 막으려 한다고 비난하지만, 지난 총선 때 개정된 선거법의 허점을 이용해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어 헌정을 유린했던 민주당의 민낯을 국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법 개정을 통해 야당의 비토권을 힘으로 무력화시키고 출범하는 공수처가 어떤 권위와 신뢰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고위 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는 공수처가 자칫 권력투쟁의 도구라는 오명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공수처를 아니 만드는 것보다 못하다"고 질타했다.
장 부대표는 나아가 "지금 민주당은 섣부른 법 개정이 아니라, 후보 추천위에 오른 후보들이 법이 정한 자격요건에 부합하는지 철저히 검증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공수처 설치에 대한 야당과의 협치와 국민적 명분을 쥐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수처법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제정된 법이고, 공수처는 민주당만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여야가 박 의장의 중재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하고 25일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커 합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24일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의장실에서 만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재가동에 대해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