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거듭된 공직자 '신중 발언'에도 연일 구설수 터져나와 곤혹
민주당, 내년 보궐선거에 부정적 영향 줄 까 노심초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자당 소속 박범계 의원이 전날 현직 대법관에게 '의원님, 살려주세요. 한번 하세요'라고 말하라고 해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공직자는 항상 말을 골라가며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자당 소속 박범계 의원이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 전날 현직 대법관에게 '의원님, 살려주세요. 한번 하세요'라고 거듭 말하라고 해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공직자는 항상 말을 골라가며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후 만난 기자들이 박 의원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박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관 기관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출석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법고을 LX(판결문 데이터베이스) 제작비용' 1억5천만 원이 전액 삭감된 서과 관련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잘 살펴주시길 바란다"고 하자 "이거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의원님 살려주십시오. 한번 하세요"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거듭된 요구에도 조 처장이 계속 답변하지 않고 버티자 "아유, 살려주세요 한마디하면 편할 거를 참 답답하게"라고 했다. 조 처장은 현직 대법관이다.
한편 박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물의를 빚자 보도자료를 통해 "예산이 회복돼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질의를 한 것"이라며 "다만 이 표현이 예산심의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이 우월적 권한을 남용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사과드린다"라고 더 이상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 진화에 부심했다.
이 대표는 또한 이정옥 여성가족부장관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국민들의 성인지 감수성 집단학습 기회'라고 강변해 파문을 일으킨 데 대해서도 "아까 코멘트(언급)했다"면서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장관 역시 전날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재보궐)선거에 예산 838억 원이 사용되는데 피해자나 여성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봤느냐"고 묻자 "큰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논란을 자초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치러지는 내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국민 전체의 성인지 감수성 집단학습 기회'라고 강변한 것과 관련, 야권은 일제히 이 장관을 성토했다.
특히 오 전 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도 이날 이 장관 발언에 대해 격분했다. 피해자 A씨는 "오거돈 사건이 집단학습 기회라니, 그럼 나는 학습교재냐"며 "너무 충격을 받고 역겨워 먹은 음식을 다 게워내기까지 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월에도 자당 의원들의 계속되는 구설수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조짐을 보이자 '언행 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윤영찬 자당 의원의 '다음 카카오 압박성 문자' 여파 등 구설수가 터져 나온 직후 당 전체에 경고문을 날렸다.
이전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복무를 둘러싼 특혜 의혹 관련 자당 우상호·정청래·홍익표 의원 등의 발언을 경계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거듭된 '신중 발언' 경고에도 터져 나오는 의원들과 정부 인사들의 구설수로 민주당내에서는 내년 서울·부산 보궐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