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화상 연설과 北총격 사태 시차...연설문 18일 전달
관계장관 '첩보 신빙성' 분석회의 진행 중, 대통령 연설 진행
22일 오후 6시36분 첫 서면보고...23일 8시30분 대면보고
◆…지난 21일 연평도 해역에서 어업지도 중이던 공무원(남,47)이 실종 후 북한군에 피격,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자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종전선언 제안에 북한이 총격 회답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가 24일 오후 시간대별 대응 과정을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조세일보 자료사진)
지난 21일 연평도 해역에서 어업지도 중이던 공무원(남,47)이 실종 후 북한군에 피격,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자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종전선언 제안에 북한이 총격 회답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가 시간대별 대응 과정을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4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반인륜적 행위'와 관련, 정부가 취한 대응 과정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실종 사건은 21일 발생했지만 청와대에 관련 첩보가 전달된 시점은 하루 뒤인 22일 오후 6시36분경이었고 이때 문 대통령에게 최초로 보고됐다는 것이다. 다만 첫 보고는 서면으로 실종 된 내용과 관련한 첩보사항만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에게 첫 서면보고를 한 뒤, 같은 날 저녁 10시 30분에 '북한이 월북 의사를 밝힌 실종자를 사살 후 시신을 화장했다'는 2차 첩보를 입수했다.
청와대는 이후 바로 23일 새벽 1시부터 2시30분까지 관계 장관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노영민 비서실장, 이인영 통일부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서욱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해 첩보 상황을 공유했다.
이 관계자는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2차 첩보의 신빙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바로 이 시간, 회의 사이 1시 26분부터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관계 장관회의가 진행된 시간과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화상 기조연설 시간이 겹친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총격 대응'이란 주장이 나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한국시간으로 새벽 1시 26분부터 16분간 진행됐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회의에서는) 정보를 공유하고 상황을 분석했다"며 "참고로 유엔 연설문은 지난 15일 이미 녹화가 됐고 18일 유엔으로 발송됐다. 그러니까 이번 사건과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연계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관계 장관회의 이후 23일 아침 8시30분에서 9시까지 서훈 실장과 노영민 실장이 문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했다.
문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한에도 확인하라. 만약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다"라며 "사실 관계를 파악해서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이후 군 당국은 지난 23일 오후 4시 35분에 유엔사 정전위 채널을 통해서 '사실관계를 파악해 달라'는 통지문을 북한에 발송했다.
청와대는 이후 24일 오전 8시 관계 장관회의를 다시 소집, 국방부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분석결과를 통보받고, 1시간 뒤 서훈 실장과 노영민 실장이 다시 문 대통령에게 2차 대면으로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첩보의 신빙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참모진들에게 확인했고 '신빙성이 높다'는 답변을 들은 뒤, "NSC 상임위를 소집해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국민들께 있는 그대로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발송된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 영상에 대한 수정여부'를 묻는 물음엔 "이미 발송된 뒤였고, 이런 상황이 있을지 예측할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사건 발생과 유엔 연설 시간과 시차가 있었다는 거듭된 질문에 "첫 첩보 입수 당시 첩보의 신빙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유엔 기조연설 수정 등을 판단할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이 청와대가 연평도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시간대별 상세한 대응 과정을 설명하고 나선 데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고 때 청와대의 사고 인지 시점과 보고 과정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도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