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北 야만적 행태에 분노 느껴...박왕자씨 때와 변화 없어"
"어떻게 깜깜이로 모를 수 있나 답답...文정부, 소상히 밝혀주길"
실종 A씨, 어업지도 중 실종...군 당국, 북측과 관련 정보 공유 중
◆…국민의힘 지도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4일 해양수산부 소속 실종 공무원 A씨가 북측의 피격을 받고 사망했다는 논란에 대해 '제2의 박왕자 사건'이라고 규정한 뒤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소연평도 인근 해역서 어업지도 업무를 하다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씨(남, 47)가 월북 시도를 하다 북측의 피격을 받고 사망했다는 논란에 대해 '제2의 박왕자 사건'이라고 규정한 뒤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이렇게 깜깜이로 모를 수 있는지 굉장히 답답하다"고 힐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지난 21일 서해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던 한 공무원이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하고 아무 동의 없이 화장까지 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북한의 야만적 행태에 커다란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그간 홍보한 (남북간)핫라인 등 소통채널은 허구였는지 묻고 싶다"며 "정부가 북한에 대한 당당한 태도로 조치를 취하고 사건 과정에 대해 소상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박왕자씨 사건 때나 지금이나 전혀 변한 것이 없다. 핵과 미사일은 더 고도화됐고 인권문제도 더욱 심각해진 상황"이라며 "북한은 달라진 게 없는데 문 대통령은 어제도 종전선언을 운운했다. 이상주의에서 벗어나 남북관계를 현실적으로 보는 것이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주장했다.
어업지도 업무중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에 대해서 국방부는 전날 "관련 첩보를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군을 포함한 관계당국에서는 A씨가 북측 피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과 관련 정보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당국은 A씨 피격이 사실이라면, 의도적인 것이라기보다 북한이 접경지역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경위와 관련해선 실종 당시 기상이나 조수 흐름 등을 고려할 때 A씨가 의도치 않게 북측 해역으로 떠밀려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소연평도 인근 해상의 기상은 풍속 2~4m/s, 파고 0.5m로 좋은 편이었다. 악천후로 인한 우발적 사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현재로서는 A씨의 '자진 월북'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국회 국방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스스로 헤엄을 쳐서 건널만한 거리는 아니다. 자진월북 같지는 않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A씨 생사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또한 북측의 총격에 사망한 뒤 화장됐다는 것이 군 안팎의 중론이나 아직 관계당국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군은 이날 오전 관련 내용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다. 이날 어업지도 중 오전 11시 30분경 A씨가 보이지 않자 동승한 선원들이 어업지도선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했지만, 선상에서 신발만 발견되자 해양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해경은 이날 오후 12시51분경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 접수 후 해경을 비롯해 해군, 해수부는 해군 함정과 항공기, 선박 등 20여대의 구조대를 투입해 집중 수색을 벌였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고, 결국 지난 23일 자진 월북 및 북측 피격으로 사망설이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