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차 유엔총회 제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지속 인권유린 지적
보고서, 코로나19가 北 인권, 특히 식량권에 영향주는 점 기술해
北 당국, 표현과 사상, 양심, 종교, 결사 자유 권리 엄격 통제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4일(현지시간) "북한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조치가 주민들의 식량권 실현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과 영양실조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오는 15일 개막하는 제75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북한 인권 현안과 함께 신종 코로나가 북한 주민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며 이같이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5일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코로나 대응 차원에서 이동 제한과 국경 봉쇄 등 엄격한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작물 재배, 종자와 식량 등 물자 이동이 여의치 않아 식량 불안이 높아졌고, 수 개월간 교역은 거의 멈춰 섰으며, 물자 수입 지연과 함께 화물과 사람에 대한 장기간 격리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또 주민들이 배급제도 실패 상황에서 자구책으로 식량 수급을 위해 시장 활동에 관여하는 것도 당국의 코로나 대응 조치로 더욱 어려워졌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 당국의 코로나 관련 조치가 북한 내 인도주의 활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상주하는 유엔 관계자 수가 평상시의 25%에도 미치지 못했고, 평양 밖의 현장 방문이 허가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인도주의 물자 전달과 감시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임산부·아동·결핵환자 등 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매우 제한적인 지원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주민들의 기본권 제한과 함께 자의적 체포와 구금 등 북한 내에서 자행되는 '지속적인 인권 침해 유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울러 북한 정부 당국이 표현과 사상, 양심, 종교,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엄격하게 계속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 정부의 엄격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물자 이동, 새로운 정보통신 기기를 통해 외부 정부가 계속 유입되고 있고, 당국도 휴대전화 통화 위치 추적, 국경지역 감시 강화, 해외 방송 신호 방해 등을 통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VOA와는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는 유엔총회 결의(74/166)에 따른 보고서임을 언급한 뒤 “유엔총회는 해마다 12월에 채택하는 북한인권 결의에서 사무총장에게 다음 번 유엔총회에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며 “이 보고서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별도로 제출하는 보고서와 함께 유엔총회에서 인권 사안을 다루는 제 3위원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할 때 주요 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또 “보고서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북한 인권 상황 전반을 기술한 세 번째 장”이라며 “구금시설 내 인권 침해, 표현·양심·종교·결사 등의 자유에 대한 권리, 이동 자유의 권리, 식량·식수 등에 관한 권리, 건강권, 노동권, 그리고 국제 납치와 이산가족 등”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북한의 인권, 특히 주민들의 식량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자세히 기술한 점이 특징”이라고 했다.
'북한 구금 시설에서의 인권 침해 현황'에 대해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지난 7월'여전히 고통스럽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면서 “북한에 강제 송환돼 구금된 경험이 있는 북한 여성 100여 명의 진술을 바탕으로 북한 구금 시설 내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한 내용을 상기시킨 것인데 구금시설에서 여성들이 학대와 성폭력, 강제 낙태, 강제 노동 등 인권 침해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지난 43차 인권이사회에서 구금시설 내의 이런 인권 유린이 '구조적이며 인민보위부와 국가안전보위부 직권 아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유엔 측은 이런 의혹들을 검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탈북민들 등의 진술이 다른 진술들과 일치하는 등 신빙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한국 정부에 서한을 통해 우려를 표시하고 국제법에 따른 관련국들의 의무를 강조했다”고 했다.
아울러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이 강제 실종과 관련해 북한 당국에 모두 316건의 통보문을 보냈다고 밝혔다”며 “특히 1969년 KAL기 납치 실종자 11명 송환 문제 등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가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인 납북자 12명의 생사 문제', '이산가족 문제' 등도 다뤘다고 했다.
VOA는 '북한 인권 문제 유엔의 권고 사항'과 관련해선 “북한 당국에는 국제 인권법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보편적 정례인권검토 등 유엔 메커니즘이 제시한 권고 사항을 이행하며,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건설적인 관여에 나서도록 권고했다”고 전했다.
또 “모든 정치범들을 석방할 것, 그리고 코로나 조치가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고, 납북자, 이산가족 등 특정 현안에 대해 관련자나 관련국에 협조할 것도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총회나 이사회의 관련 결의에 따라 적절한 후속조치를 고려하고, 탈북민에 대한 보호를 확대하며, 식량과 의약품 등에 관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동참할 것도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구테후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년 동안 다루기 힘든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정지된 상태”라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해결을 위한 새로운 계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권 문제를 외교적 의제에 좀 더 전면적으로 통합하면 (인권 문제 해결의) 진전을 이루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