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의협 집단휴진 강행...전공의들 파업 계속 이어져
나순자 보건의료산업노조 위원장 "의사 수 늘려야 문제 해결돼"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간호사가 의사 일 대신해...불법의료행위"
◆…전국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의사와 전공의들의 집단휴진에 대해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상황에서 의사들이 파업하면 환자들의 안전은 뒷전인 거 아니냐? 이러한 비판을 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사진=김현정 뉴스쇼 캡처)
대한의사협회가 26일부터 3일간 집단휴진과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전공의들의 집단파업이 이어지면서 환자 진료에 중대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날 파업에 돌입한 의사들을 향해 즉시 의료현장 복귀를 강력 권고했다.
정부는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정 총리는 "국내 확진자 발생 7개월 만에 방역이 최대 위기"라며 "풍전등화라고 할 정도로 방역체계가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며 의사들의 총파업을 질타했다.
한편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의사들과는 달리 현장 근무에 임하고 있는 간호사,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요양조무사 등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이 같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희사와 전공의들의 집단휴진에 대해 “지금 시기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으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굉장히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이 파업하면 환자들의 안전은 뒷전인 거 아니냐? 이러한 비판을 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위원장은 “지금 시기에는 우리 모두가 다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모으고 법에 따라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서 이런 문제들을 전반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논의를 해 나가야한다”고 정부와 의료단체간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나 위원장은 집단휴진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선 “가장 기본적인 상처 소독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리고 병원들이 당일 환자는 안 받고 있고, 응급실로 오는 환자를 의사가 없다고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입학 정원 증원'과 관련해선 “저희는 양적인 문제에서는 4000명이 아니라 더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왜냐하면 의대정원이 1년에 3058명씩 나오고 있다. 이게 지난 20년 동안 단 한 명도 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사이 전공의 특별법 제정으로 전공의들 노동 시간이 주80시간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간이 줄었지만 사람은 더 늘리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진입해 진료 횟수도 OECD 연 7.4회 대비 우리나라는 그 2배가 넘는 17회다. 이렇게 의사인력이 더 필요한 요인들이 굉장히 많아졌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단 한 명도 늘리지 않아서 실제로 의사 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제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의사 일을 대신하고 있다. 그런 문제가 있다”며 “실제로 지금 전국에 한 1만 명 정도가 PA 간호사(Physician Assistant·진료보조 간호사)인데 이 사람들이 없으면 병원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나 위원장은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이게 불법의료”라면서 “의사들이 해야 될 업무를 의사면허가 없는 간호사들이 대리로 하고 있는 거다. 당연히 불법의료가 되고 이렇게 불법의료를 하게 되면 환자가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체적으로 “작년에 검찰에서 한 10개 대학병원 정도를 압수수색을 했다”면서 “이 불법 의료가, 이 문제로. 그래서 지금 간호사들도 이미 다 조사를 받은 상황이다. 의사가 없어서 간호사들이 의사 일을 대신하고 있는데 처벌은 또 간호사들이 받아야 되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리처방과 불법의료행위로 환자 생명에 중대한 위험이 처한 사례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병원내 인기 전문과와 비인기과'와 관련해서도 “예를 들면 코로나19 환자들을 전담해서 치료한 공공병원들이 한 67개 병원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그 비인기과라고 하는 감염내과에 거의 3분의 2 병원에서 감염내과 의사가 없이 환자를 치료를 했다”면서 “이게 감염내과만 그러는 게 아니라 실제로 비인기과라고 하는 흉부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지역에 있는 공공병원이든 민간병원이든 굉장히 의사를 구하기가 어렵고 실제로 의사가 없어서 병원을 폐과를 하거나 병상을 줄이거나 이런 데들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 위원장의 의협 등 단체에서 '처우 개선부터 하라'는 입장을 낸데 대해선 “그 말이 어폐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며 “수련의들의 질 좋은 교육 환경과 처우개선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의사 인력을 늘려야 해결이 되지 그렇지 않고서는 해결하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일반 병원노동자들과 의사들과의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라며 “처우 개선을 해야 된다고 하는데, 도대체 처우를 얼마나 개선해 줘야 하는지 오히려 되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나 위원장은 의료 현장 개선을 위해서는 “의사 인력 문제는 단지 의사들만 해당되는 건 아니고 보건의료노동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의협과 정부만 대화하면 해결방안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지부가 의사, 보건의료노동자들, 국민들, 환자 단체들, 이런 관련된 사람들이 전체 모여서 실질적인 사회적 대화를 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