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비난 담화에 즉각 전단 살포 중단 촉구
"전단 대부분 국내서 발견, 환경오염 등 지역주민 생활여건 악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입법 추진 시사하기도..."이미 고려중"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방치할 경우, 9·19 남북군사합의 등 남북간 제반 합의사항을 파기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데 대해, 통일부가 탈북단체들에게 대북전단(삐라) 살포 중단을 촉구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가 접경지역의 긴장 요소로 이어진 사례에 주목해 여러 차례 전단 살포 중단에 대한 조치를 취해왔다"며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위협을 초래하는 행위는 중단돼야한다"고 말했다.
여 대변인은 이어 "실제로 살포된 전단의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견되고 접경지역의 환경오염, 폐기물 수거 부담 등 지역주민들의 생활여건을 악화하고 있다"고 환경오염 등을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는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접경지역에서의 긴장조성 행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긴장 해소방안을 이미 고려 중"이라고 덧붙여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금지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5월 31일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김포에서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천장, 메모리카드 1천개를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또한 전단에는 '위선자 김정은' 등의 글을 담았다.
이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우리 정부를 강력 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탈북단체들이 최고 존엄(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건드리며 핵문제를 걸고넘어진데 대해 우리 정부를 '이를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라고 칭하면서 비난의 날을 세웠다.
그는 그러면서 만일 남측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금강산관광 폐지',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그리고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에 대한 단단히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앞서 국방부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실효성의 부분에서는 지켜지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북한의 합의 위반에 대해선 항의를 했고, 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김 제1부부장의 발언에 대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 대한 내용은 통일부에서 밝힐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오후에 열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북한 측 담화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