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구조사, 코로나19 자가격리자 고려해 발표시간 15분 늦춰
최근 3번 총선 출구조사 정확성 떨어진다는 비판...표본 크기가 좌우
21대 총선 변수는 유권자 성향 + 코로나 영향 대면 조사 한계
국회의원 선거(총선)나 대통령 선거(대선)가 있는 해엔 각 정당들이 '당선 확정' 발표에 앞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출구조사 결과' 발표다. 이에 정당들의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올해 총선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의 투표를 고려해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예전보다 약 15분 늦어진 오후 6시 15분에 일제히 발표된다.
KBS 등 방송 3사는 공동 출구조사를 토대로 하지만 내부 검토를 거쳐 각자 다른 예상 결과, 즉 의석수를 '최소 ○석~최대 ○석'이란 범위를 두고 발표한다. 방송사로서는 예측 위험도(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그러나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출구조사를 하는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은 발전한 여론조사 기법과 가급적 많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 모수를 가급적 크게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유권자의 성향이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3번의 총선에서 방송3사의 출구조사 예측은 매번 빗나가 출구조사 정확성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2008년 4월 MB정권 초기에 치러진 18대 총선 출구조사에서 KBS는 한나라당 의석수를 155~178석, MBC는 154~178석, SBS는 162~181석을 예측하는 등 모두 '한나라당 압승'을 전망했다. 그러나 결과는 한나라당이 153석을 얻는 데 그쳤다.
통합민주당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KBS는 75~93석, MBC 67~89석, SBS 68~85석을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81석을 획득했다. 방송 3사가 예측한 범주 내이기는 하나 그 간극이 컸다.
친박연대의 경우 방송 3사가 거의 일률적으로 5~10석 정도를 내놓았으나 결과는 14석이나 차지했다. 예측치와의 오차가 거의 2배 수준이나 됐다.
2012년 19대 총선 출구조사도 상황은 비슷했다. KBS는 새누리당 131~147, MBC는 130~153석, SBS는 126석~151석을 예측했으나 결과는 152석을 획득해 방송3사가 내놓은 범주 최대치를 벗어나기도 했다.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는 KBS가 131~147석, MBC는 128~148석, SBS는 128석~150석을 예측했다. 그러나 결과는 127석에 그쳤다. 새누리당과는 반대로 범주내 최저치를 밑도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유사한 의석수를 가질 것으로 예측했던 출구조사와 다르게 실제 결과는 양당의 의석 차이는 25석이나 됐다.
다른 당의 경우 예측 범주내 모두 들었으나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방송3사 모두 넓은 예측 범주로 발표했지만 MBC만 새누리당 의석수를 겨우 맞춘 셈이다.
2016년 4월에 치러진 20대 총선에선 방송 3사가 출구조사의 신뢰도를 의식해, 예측범위를 20석 이상으로 넓게 잡았다.
KBS는 새누리당 121~143석, MBC는 118~136석, SBS는 123~147석을 예측했다. 결과는 새누리당은 122석에 그쳤다. KBS와 MBC 예측범주에 들었지만 최저치쪽에 가까운 예측이었다.
반대로 민주당에 대해서는 KBS가 101~123석, MBC는 107~128석, SBS는 97~120석을 내놓았다. 실제 결과는 민주당 123석으로 KBS·MBC는 범주내 들었지만 SBS는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새누리당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체 예측이 벗어난 것이다.
총선 출구조사는 정확성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아무래도 대선 출구조사와는 달리 총선의 경우 지역구별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즉 표본의 크기가 작아지면 정확도나 신뢰도가 떨어지는 통계의 오류성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 출구조사에서는 표본을 80만명 넘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했으나 여전히 정확성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는 표본 크기를 어떻게 할지도 관심사다.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은 출구조사의 정확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더욱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 결과, 역대 최고의 투표율(26.69%)을 보였다. 본 투표일 전에 치러진 재외투표‧거소투표‧선상투표를 합치면 투표율은 27%가 넘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이 출구조사 답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대면 출구조사에 응하는 유권자 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130석+α(접전 59곳)을 전망하고 있다. 130석은 무난하고 경합지역과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예상대로 14석 이상을 차지한다면 21대 국회 원내 1당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지역구에서 125~130석 가량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자체 전망하고 있다. 다만 수도권 경합 지역의 결과에 따라 의석수가 110석+α(접전 37곳) 로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
이래저래 거대 양당으로서는 오늘 투표가 종료되는 6시 이후 발표될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